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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현대라이프, 만성적자에 허덕…카드·캐피탈 점유율도 하락

현대차 금융계열사 잇단 경영 적신호





현대라이프와 현대카드·캐피탈 등 현대·기아차(000270)그룹 금융계열사 경영에 일제히 빨간불이 켜졌다. 현대라이프는 5년 만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해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앞둔 상태이고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도 ‘캡티브(계열사 내부)’ 시장을 슬금슬금 경쟁자에게 빼앗기고 있어서다.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이 ‘맏형’ 격인 현대·기아차만 믿고 ‘온실경영’을 해오다 환경이 급변하면서 경영 능력에 한계가 드러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005380) 할부금융 독차지한 캐피탈

올들어 시장점유율 12%P나 급감

카드도 넘버3 자리 KB에 내줄판

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캡티브 시장인 현대·기아자동차 할부금융을 경쟁 카드사에 빠르게 잠식당하고 있다. 기존에는 현대캐피탈이 현대·기아차 신규 구매고객의 할부금융을 대부분 독차지해왔지만 이 비중이 급감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현대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지난해 말 69%에서 지난 3월 말 57%로 급감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63%에서 56%로 줄었다.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실적에 비상이 걸린 경쟁 카드사들이 할부금융을 잇따라 확대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사들의 현대차 할부금융 점유율은 지난해 말 17%에서 지난 3월 말 27%로 급등했다. 기아차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19%에서 27%로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등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의 영업력을 강화하면서 캐피털 위주의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좋은 고객들이 캐피털에서 신용카드로 갈아타면서 신용카드사들의 시장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와 멤버십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등 연계영업 효과를 톡톡히 누려온 현대카드도 최근 신용카드 이용실적 점유율 3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 신용카드 이용실적(신용판매·금융)에서 현대카드의 점유율은 2016년 1·4분기 15.11%에서 2017년 1·4분기 14.86%로 1년 새 0.25%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4위였던 KB국민카드는 13.44%에서 14.09%로 0.65% 확대해 3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를 총괄하는 정태영 부회장이 그동안 그룹사의 도움과 후광만 믿고 너무 안일하게 경영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의 캡티브 시장이나 연계영업 외에도 그룹사 거래로 챙기는 이익이 상당하다. 올 상반기 현대카드는 현대·기아차 특수관계자와 거래한 수익이 전체 순익(1,308억원)의 25.7%인 336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캐피탈 역시 당기순이익(1,623억원)의 38.2%에 해당하는 620억원을 올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김상조 위원장 취임 이후 대기업 부당거래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등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들이 의존하고 있는 캡티브 시장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약체 금융사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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