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사인 드래건캐피털 지분을 인수한다. 삼성증권은 일반적인 해외진출 형태인 법인이 아니라 현지 자산운용사 지분 인수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발행어음사업 인가가 보류된 상황에서 경쟁사에 밀리지 않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6일 증권업계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홍콩계 사모펀드인(PE)인 칼데라퍼시픽과 함께 드래건캐피털 지분을 인수한다. 삼성증권은 7일 이사회에서 드래건캐피털 지분 인수를 안건으로 공유·보고하고 최종 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인수지분은 드래건캐피털 지분 40%로 삼성증권과 칼데라퍼시픽이 공동으로 2대 주주가 된다. 칼데라퍼시픽이 주요 운용역(GP)으로 참여하고 삼성증권은 투자자(LP)로 참여하는 형태다. 삼성증권이 갖게 될 지분은 드래건캐피털 전체 지분의 10%가량이다. 지분인수 대금은 1,400억원 안팎으로 삼성증권이 상당 부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래건캐피털은 베트남에서 1조원을 올리는 최대 운용사로 홍콩 자본의 베트남 진출에도 교두보 역할을 했다. 이번 지분 인수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일반적인 해외진출 형태인 사무소·법인은 비용 투입에서 성과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현지 운용사 지분을 인수하면 영업망·인프라 등을 효과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신한금융·한국투자 등 타 증권사들이 일찌감치 법인을 세워 베트남 시장을 공략해온 것과 달리 삼성증권은 지난 3월 호찌민증권과의 전략적 제휴를 제외하면 베트남 시장에 교두보가 없는 상황이다.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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