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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A 풍부 '유전자변형 황금 쌀' 재배 막지 말아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리처드 로버츠 교수

"비타민A 결핍증으로 연 200만명 죽는데

그린피스 등 반대 캠페인만…반인륜 범죄"

리처드 로버츠 미국 노스이스턴대 석좌교수




“유전자변형작물(GMO)에 반대하는 (환경운동 단체) 그린피스 등의 활동 때문에 비타민A가 풍부한 ‘황금 쌀’이 개발된 지 18년이 지난 지금까지 재배가 지연돼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1,500만명의 어린이가 비타민A 결핍증으로 죽거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199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로버츠(74) 미국 노스이스턴대 석좌교수는 7일 오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워크숍에서 “GMO는 건강에 유해하지 않다. GMO를 ‘악마화’하지 말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로버츠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유전자변형은 생물에 원하는 형질을 빠르고 정밀하게 도입하는 방법”이라며 “지금까지 GMO 소비가 인간이나 동물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그린피스의 GMO 반대 활동에 대해 111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보낸 공개 항의를 주도한 그는 “전 세계에서 해마다 에이즈로 170만명, 결핵으로 140만명, 말라리아로 75만명이 숨지는 데 비타민A 결핍으로 이보다 훨씬 많은 190만∼270만명이 생명을 잃는다”며 “GMO 반대 캠페인은 반인륜 범죄”라고 꼬집었다.

로버츠 교수는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선 식량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프리카·남미·아시아에선 수확량이 많은 GM 작물을 필요로 한다”며 “유럽인들은 몬산토 등 미국 종자회사가 그들의 식량 문제를 좌우하는 것을 원치 않으며 유럽을 근거지로 한 그린피스가 GMO 반대 활동에 앞장서는 것은 그래서”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GMO가 바이러스·곰팡이 병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던 하와이 파파야를 구했고, 캐번디시 바나나를 그런 위기에서 구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로버츠 교수에 따르면 1990년대 미국 하와이에 서식하는 파파야 나무의 절반 이상이 바이러스 병으로 죽었는데 1998년 하와이대 과학자가 GM 파파야(레인보우 파파야)를 개발해 사태를 잠재웠다. 그는 “현재 하와이에서 재배되는 파파야의 77%는 GM 파파야”라며 “하지만 태국에선 (GMO에 대한 소비자의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이런 해결법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캐번디시 바나나의 세균성 마름병에 저항성을 가진 피망의 유전자를 삽입한 신품종 GM 바나나를 개발해 효과 등을 확인하는 시험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농촌진흥청은 GM 작물 상용화를 중단하기로 했다.

이날 토론에서 이상열 경상대 교수는 “천연두 백신이 처음 개발됐을 때 사람이 이 백신을 맞으면 소가 된다는 말까지 있었다”며 “과학적 근거 없이 GMO를 반대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권오란 이화여대 교수는 “GMO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매우 부정적인 것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위해정보가 한 가지 이유”라며 “정부와 기업은 국제표준지침에 따라 위해평가를 하고 지속적이고 투명하게 위해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유전자가위로 작물의 특정 유전자 부위를 잘라내면 GMO 종자보다 신속·정확하게 원하는 신품종을 개발할 수 있다. 영양성분·수확량 등을 늘리거나 기후변화·병충해에 강한 품종이 그 예다. 외부 유전자를 끼워 넣지 않기 때문에 미국 등에서는 GM 작물에 적용되는 규제도 피할 수 있다. 세계 1위 종자 기업인 몬산토가 우리나라 바이오 벤처기업 툴젠으로부터 3세대 유전자가위(크리스퍼 Cas9) 원천기술에 대한 비독점적 사용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선급금·기술료·로열티를 주기로 계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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