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구(사진)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가를 찾았다. 기업 오너로는 유일하게 직접 대학에 가서 인재를 찾는 한국금융지주의 전통은 지난 2003년 이후 계속되고 있다. ‘인재가 곧 회사의 기반’이라는 굳은 경영철학을 통해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만도 11년2개월이다. 이직이 잦은 증권가에서는 독보적인 기록이다.
김 부회장은 7일 서울대에서 열린 신입직원 채용설명회에서 일단 엄포부터 놓았다. 김 부회장은 강연 시작부터 “한국금융지주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쉽지 않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금융회사는 대체로 우수한 인재들이 모인다”며 “그들 간의 경쟁으로 수년 동안 수익성 1위를 달려왔고 성장을 빨리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그 과정에서 오너가 괴롭히는 것도 있고 서로 간의 땀과 눈물로 지금의 한국금융지주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앞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 세계로 나아가서 경쟁해야 한다”며 “그 경쟁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를 위해 “꿈을 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큰 꿈을 가져달라”며 “재벌도 아니고 은행계열도 아닌데 대형 금융사로 성장한 한국금융과 같은 꿈을 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꿈을 꿀 수 있고 이를 이룰 수 있는 최고의 인재가 되기 위해 독하게 노력할 각오를 가져달라”고 부탁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이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재무적 계획”이라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1986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할 무렵 러시아 베링해에서 조업하는 명태잡이 원양어선에서 6개월 동안 생활했다. 하루 16시간의 중노동. 그 사이 이루고자 하는 꿈을 그렸다는 것이 김 부회장의 회고였다. 김 부회장이 1991년 일본에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사회로 첫발을 내디뎠을 때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며 “한신증권(옛 동원증권) 명동 코스모스지점 ‘대리’라는 직함부터 차분하게 꿈을 그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캐나다 토론토의 요크대를 졸업한 김호진(28)씨는 “해외대학 졸업 후 취업준비를 하던 중 오너가 직접 채용설명회를 한 적은 처음”이라며 “그만큼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일부 참석자는 업계의 현안으로 꼽히는 초대형 투자은행(IB)의 청사진을 묻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초대형 IB가 중소·중견기업 투자를 많이 하라는 기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계열사 가운데 하나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카카오와 미샤 등에 투자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계열사 간 투자 시너지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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