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미래에셋그룹과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아일랜드 더블린과 영국 런던을 놓고 조율 중이던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가 런던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블린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결정 이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함께 런던을 대체할 금융 중심지로 부상하며 미래에셋의 유럽 거점으로 거론됐지만 영국의 정치상황과 글로벌 금융사들의 이전 상황을 검토한 결과 런던이 최적지로 선택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영국 노동당이 브렉시트 전환 기간 동안 EU 단일시장을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를 주장하면서 현지에서는 브렉시트가 확정되려면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런던에서 이전하는 금융회사도 예상과 달리 전체가 아니라 후선 지원부서에 그치고 있어 미래에셋대우 입장에서는 런던이 더 낫다”고 설명했다.
유럽 금융시장은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 이후 영국을 제외한 유일한 영어권인데다 법인세율이 12.5%로 낮은 아일랜드가 제2의 금융중심지로 부상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브렉시트 이후 유럽 본사를 런던에서 더블린으로 옮긴다고 밝혔고 영국은행 바클레이스도 더블린에 유럽 본사를 세울 계획이다. JP모건체이스도 더블린에 새 빌딩을 구입하기도 했다. 미래에셋도 박현주 회장이 직접 15개국을 다닌 후 더블린으로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를 확정 지으려 했다. 그러나 실사결과 이전을 검토하는 금융회사 대부분이 기관투자가를 상대하는 핵심 영업부서는 런던에 그대로 두고 일부 후선 부서만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가 런던에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도 런던으로 돌아선 이유다.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를 통해 전 세계 채권·외환·주식을 운용하면서 투자은행(IB) 관련 거래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기존 법인과 업무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미래에셋대우는 가능하면 글로벌 트레이딩 센터를 현지법인이 위치한 건물에 입주시키거나 가까운 거리에 둘 계획이다. 초기에는 현지인력과 보조인력을 포함해 20여명 규모로 시작할 예정이다.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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