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성영화 ‘모던 타임즈’부터 ‘버킷 리스트’까지 14편의 영화를 통해 경영과 경제 그리고 노동 현실을 이야기했다. ‘모던 타임즈’는 대량생산 시스템인 포드 시스템에서 인간의 노동이 어떻게 소외되는지를 보여주는 블랙 코미디다. 포드시스템은 모든 작업공정을 세분화하고 단순화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혁신적인 시스템이지만 이러한 시스템 아래서 인간은 하나의 부품으로 전락한 것을 보여줬다. 1936년의 ‘모던 타임즈’가 생산 시스템에서 소외되는 인간의 노동을 꼬집었다면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백혈병 사건을 다룬 2014년 영화 ‘하나의 약속’은 소외를 넘어 죽음을 야기하는 산업 현장을 꼬집었다. 또 리처드 기어와 줄리아 로버츠가 주연한 ‘귀여운 여인’은 신분 차이를 극복하는 로맨스 영화의 외피를 둘렀지만, ‘인수·합병’과 ‘불공정 계약’이라는 경영 원리가 숨어있다. 영화의 배경은 미국에서 1987년 10월 ‘검은 월요일’ 이후 기업 간의 구조조정이 거세게 일어났던 시기였던 것. 이 외에도 이주노동자와 비정규직 문제를 다룬 켄 로치 감독의 ‘빵과 장미’, 미국의 의료민영화와 병원경영의 문제점을 다룬 마이클 무어의 ‘식코’, 카지노 자본의 속성에 대해 적나라하게 드러낸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더 울프 오브 월 스트리트’ 등에 얽힌 경영 이야기도 흥미롭게 읽힌다. 1만6,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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