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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창업자' 이재웅 "김상조 오만하다" 직격탄

김상조 "이해진, 잡스 같은 비전 없어"에

이재웅 "최고기업 창업자 홀대" 발끈

"김상조 발언 해외선 소송감"

전직 외교관 출신도 비판

이재웅 다음 창업자.




한국 벤처 1세대의 거목인 이재웅(50·사진) 다음 창업자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향해 “오만하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국내 대표 사업가가 ‘경제 검찰’로 일컬어지는 공정위 수장을 상대로 공개적으로 작심 비판을 하면서 최근 이해진 전 네이버 의장에 대한 총수 지정에 따른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 창업자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내 한 언론의 김 위원장 인터뷰 기사를 공유하며 “김상조 위원장이 지금까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했고, 앞으로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할지는 모르겠다”며 “하지만 아무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오만이라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이 창업자의 작심 발언은 정부가 기업의 성장을 도와주기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고 훈계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최근 공정위는 네이버를 공시대상기업집단(준대기업집단)에 포함하며 이 전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다. 이 창업자는 이전부터 네이버의 지배구조에 대해 “모범적인 지배구조”라며 격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이 전 의장은 1999년 네이버를 창업해 국내 1위 포털 업체로 성장시킨 데 이어 2011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만들어 일본은 물론 동남아 시장까지 장악했다. 국내에서 독과점 논란이 일부 있기는 했지만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의 공격으로부터 안방 시장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네이버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이 창업자가 공유한 기사에서 김 위원장은 “스티브 잡스는 미래를 봤고 그 때문에 모든 사람이 잡스를 미워했지만 존경했다. 이 전 의장은 잡스처럼 우리 사회에 미래 비전 같은 것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이 전 의장과 짧은 대화를 했지만 그런 점에서 아쉬움을 느꼈다”고 쓴소리를 했다.

공정위 수장이 공개적으로 이 전 의장에 대해 비판에 나서자 이 창업자는 페이스북에서 “동료기업가로서 화가 난다”며 공개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김 위원장이 네이버에 대해 애플만 못하다고 비판했지만 실상은 다르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구글이 현지 검색·포털시장에서 1위를 못한 국가는 ‘바이두’가 장악한 중국, 소프트뱅크의 자회사인 ‘야후재팬’이 장악한 일본, ‘얀덱스’가 장악한 러시아, 네이버가 장악한 한국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모바일 검색이 대세가 된 후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3분의2 이상을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차지하고 있어 구글의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 시장에서의 성과는 현지 업체나 영어권 국가의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에서 해외에서도 혁신 기업 사례로 종종 언급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이 창업자는 한때 경쟁자였던 네이버의 지배구조에 대해 줄곧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왔다. 이 창업자는 현재 다음카카오의 전신인 다음을 창업한 뒤 2014년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현재는 벤처캐피털(VC) ‘소풍(SOPOONG)’의 대표로 스타트업 등을 육성하고 있다.

이 창업자는 올 2월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씨가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고 한성숙 신임 대표를 선임한 것과 관련해 “재벌 회장이 회사를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일반적인 것처럼 인식돼왔지만 네이버 같은 기업이 새로운 물길을 열어가고 있다. 네이버가 한국 경제에 새로운 모범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좋다”며 높게 평가했다.

또 지난달 네이버의 대기업집단 포함 문제가 불거지자 “네이버는 아주 이상적인 지배구조로 창업자가 최고경영자(CEO)나 회장, 이사회 의장도 아니고 지분도 4% 조금 넘는 3대 주주여서 1·2대 주주나 소액주주들이 마음만 먹으면 현재의 이사도 언제든지 재선임을 안 할 수 있는 구조”라며 “경영을 잘하고 부당 내부거래 등을 하지 않을 수밖에 없도록 돼 있다. 여타 대기업이 이런 이사회 구성과 지분구조였다면 지금까지 생겼던 많은 비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창업자가 페이스북에 글을 쓴 배경에는 이 전 의장과의 오래된 인연도 적잖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창업자와 이 전 의장은 각각 연세대 전산학과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출신으로 서울 청담동의 같은 아파트 위아래 층에 살며 대학생 때부터 친분을 쌓았다. 특히 이 전 의장이 1999년 네이버의 전신인 ‘네이버컴’을 만들 당시 이 창업자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음은 한때 네이버 검색 엔진을 쓰며 서로의 성장을 돕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쓴소리가 잇따르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 창업자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유한 신상목 전 외교관의 글은 “자기가 아직 교수라고 생각하며 모드 전환이 안 되는 사람들은 관료조직의 수장이 돼서는 안 된다. 관은 민간을 훈계하고 가르치는 것이 임무가 아니다”라며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신 전 외교관은 이어 “교수일 때는 모르지만 공정위 위원장이 된 이상 말 한마디에 네이버 주가가 출렁거린다”며 “다른 나라라면 바로 소송감”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창업자는 이날 오후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이 확산되자 “제 글이 언론에 인용될 줄 몰랐다”며 김 위원장에 대해 ‘오만하다’고 표현한 부분을 ‘부적절하다’로 고쳤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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