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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를 금(혹은 구리)으로 전환하다

이 기사는 포춘코리아 2017년도 9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DC 워터는 값비싼 인프라 시설-특히 배관 시설-이 필요한 업체다. 이 수도 공기업이 그 비용을 마련할 수 있는 창조적이고 기업가적인 방법을 찾아냈다.


DC 워터의 하수처리 시설. 후미에 소화조들(digesters)이 보인다







워싱턴 D.C. 수도사업청은 매일 폐수처리 시설을 통해 1,500톤의 오수를 처리하고 있다. CEO 조지 호킨스 George Hawkins 는 이 오수가 수금(水金)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했다. 오수가 돈벌이 수단으로 작용해 노후화한 인프라 시설 수리 자금을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DC 워터 DC Water 는 오수를 처리하고 살균해 블룸 Bloom 이라 불리는 비료로 전환하고 있다. 이 비료는 올 봄부터 지역 묘목장과 종묘점으로 배달되기 시작했다.

이를 더럽다고 생각하진 말자. DC 워터는 비용을 절감 하거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혁신을 단행하는 많은 수도 공기업 중 하나다. 필라델피아 수도사업청은 폭풍우 때 오수로 씻겨 내려간 물을 공원을 가꾸는 데 사용하고 있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선 정화한 오수를 맥주를 만들 때 이용하고 있다(물론 마시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다).

워싱턴의 계획에는 큰 야망이 자리잡고 있다. 그 과정 은 변기 물을 내릴 때부터 시작된다. 그 물이 DC 워터의 1,800마일 파이프를 따라 오수 처리 시설로 이동한다. 기름과 지방, 침전물, 이물질을 걸러낸 다음 물을 소독하게 된다. 남은 슬러지는 고열과 압력으로 가열하고 소독한 뒤 부드럽게 만드는 3단계 과정을 거치게 된다. 깨끗한 슬러지는 80피트 높이의 혐기성 소화조로 보내진다. 거기서 거대한 믹서가 2주간 액체를 휘젓는다. ‘메탄생성 미생물’ 이라 불리는 미생물군이 유기물을 섭취하고,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메탄가스를 생성한다. 이 전력은 궁극적으론 수도시설 작동 때 사용되는 전기의 3분의 1을 차지하게 된 다. 고체는 다시 벨트 필터 프레스기로 보내져 물기를 짜내고, 부스러기는 퇴비를 1,000톤까지 저장할 수 있는 벙커로 이송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생성물은 정원과 숲을 비옥하게 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워싱턴 지역 종묘점인 홈스테드 가든스 Homestead Gardens 를 운영하는 브라이언 리들 Brian Riddle 은 “블룸 비료의 수요가 꽤 높다”고 말했다. 1,000톤 의 비료를 구입한 그는 “안전하고 자연친화적이면서도 저렴한 비료를 찾기가 매우 힘들다. 블룸은 값진 영양분으로 가득한 비료다”라고 덧붙였다.

DC 워터는 기술 개발과 검증에 수 년을 투자했다. 유럽에선 수도사업청이 2년 전 장비에 4억7,000만 달러를 투자하기 전에도 이미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었다. DC 워터는 오수처리 부산물을 처리하는데 이 돈의 대부분을 투자 해야 했다. 이 오수처리 방식은 지속가능한 방법이면서, 노후화된 파이프를 고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창출해 주기도 했다. 현재 워싱턴 배관 중 절반 이상은 79년 이상 된 것 들이다. 1860년에 만들어진 것도 있다. 앞으로 이 배관을 고치는 데 최소 10억 달러가 들 것이라 추산되고 있다.

블룸의 판매는 이제 막 시작됐다. 호킨스는 “매출 상승까지 2~3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적절한 접근법이 필요했다. 그는 “말 그대로 (우리는) 창업기업이나 다름없다. 우리 사업 모델은 근본적 변화가 없었다면 실패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토목학회 (American Society of Civil Engineers) 전임 회장 그레그 디로레토 Greg DiLoreto 는 이에 대해 “많은 미국 인프라 시설에 해당되는 얘기일 수 있다”고 말 했다. 미국토목학회는 4년마다 미국 인프라 시설에 대한 성적표를 매긴다. 올해 미국의 점수는 D+다. 특히 1만 4,748개의 오수처리 시설이 황폐화 됐으며, 24만 개 배관이 균열된 상황이다. 디로레토는 “향후 20년간 약 5,600 만 명의 새 고객들이 이 시설을 이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DC워터의 계획을 칭송했다. 디로레토는 “이 같은 혁신을 통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 시간 주 플린트처럼 더 많은 배관의 파괴를 겪게 될 것”이 라고 지적했다.



DC 워터는 신규 투자를 통해 운영 예산과 부산물 처리 및 전력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 워싱턴 D.C. 지역 청정 에너지 최대 생산 시설로도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수도사업 청은 더 많은 매출을 올릴 계획을 갖고 있다. ‘하수-열 에 너지’를 생산 판매하는 것이 한가지 예인데, 건물을 냉·난 방 할 때 도시의 지하 하수 시스템 내에서 열 교환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지구 핵에서 나오는 지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유사하다. 하수 에너지는 잠재 고객에게 선보이기에 앞서 일부 DC워터 소유 건물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다른 계획들도 진행되고 있다. ‘쓰레기로 버리지 않으면 부족하지 않다(Waste not, want not)’는 오랜 경구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 셈이다.



■ 오래된 문제와 새로운 데이터
교통 앱이 미국의 오래된 도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까?


웨이즈는 로스앤젤레스와 트래픽 데이터를 공유하고 있다.





국가의 노후화한 도로문제 해결 과정에서, 우리가 예상해볼 수 있는 한 가지는 실제 투자보다 정치인들의 말이 앞설 것이란 점이다. 그 결과 정보-예컨대 어느 고속도로가 노후화돼 운전자들이 속도를 줄여야 하는지-가 정부 지출의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신경제하에서 데이터로 무장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예로 들어보자.

가장 원활한 교통흐름 경로를 알려주는 지도 앱인 구글의 웨이즈 Waze 나 차량 공유업체 우버 Uber 는 도로 위 수백만 명의 운전자들로부터 수집된 정보를 전달해 공무원들이 현안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서비스 개시 2년 만에 웨이즈의 커넥티드 시티즌 프로그램 Connected Citizens program 은 250개 도시 및 미국의 주(州) 교통부 중 절반에게 무료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대신, 웨이즈는 정부 협력사로부터 정보를 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교통 패턴과 싱크홀 등을 식별해 어디로 자원을 할당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준다.

2016년 하계올림픽 당시 인프라 시설 관련 민원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리우 데 자네이루 시가 웨이즈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이를 통해 두 개의 신규 고속도로를 건설할 장소를 물색했고, 대회 기간 동안 교통 통제와 도로 폐쇄를 실시했다. 보스턴은 웨이즈의 데이터를 활용해 어느 교차로가 가장 혼잡한지 파악하고, 새 교통 신호등이 필요한 곳을 결정했다. 그 결과 주요 교차로 혼잡도가 18% 감소했다.

웨이즈가 도로를 고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장 관심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는 알려줄 수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BY JENNIFER ALS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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