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20일 오랜 기간 명맥을 유지한 노포 39곳을 발굴해 ‘오래된 가게가 오래 가길 희망한다’는 뜻으로 ‘오래가게’로 명명하고 지도를 제작해 홍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정 대상은 개업 후 30년 이상 운영했거나 2대 이상 전통을 계승한 가게,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장인이 운영하는 가게들이다. 다방, 고미술화랑, 떡집, 인장, 시계방, 수공예점, 레코드점, 한의원, 과자점, 분식점, 불교용품점, 공방 등 생활문화와 전통공예 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업종으로 구성됐다. 다만 여행책자나 잡지 등에서 이미 홍보가 된 일반 요식업 분야는 제외됐다.
시는 시민 추천과 자료 조사 등을 통해 2,838곳의 기초 자료를 수집했고 전문가 자문·평가를 통해 종로와 을지로 일대 171곳을 2차 후보로 찾아냈다. 이후 전문가와 문화해설사, 외국인, 대학생 등의 현장방문 및 평가를 거쳐 최종 39곳으로 뽑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은 일제강점기와 전쟁의 수난을 겪은 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옛 시간의 흔적들이 빠르게 사라졌기 때문에 오래가게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통 공예가게로는 붓과 벼루 등을 판매하는 ‘구하선방’이 대표적이다. 일본인이 1913년 세웠지만 광복 이후 종업원이었던 우당 홍기대 선생이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1912년 낙원상가에서 문을 연 ‘낙원떡집’은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궁중 떡의 비법을 전수 받아 68년째 이어가고 있는 ‘비원떡집’도 오래가게에 이름을 올렸다. 광장시장에서 콩자반 등 40여가지 반찬을 파는 ‘순희네 반찬’은 48년째 손님이 줄을 서고 있는 이름난 가게다.
시는 앞으로 브랜드 이미지 통합화 작업(BI)을 통해 이야기 책과 지도, 오래가게 탐방 영상기 등을 제작·배포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을 찾는 개별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라 이 같은 오래가게가 매력 있는 서울관광 체험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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