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감사 결과로 만신창이가 된 금융감독원이 외부 컨설팅을 받는다. 이에 따라 대대적인 조직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금융감독 조직재편’과 ‘대기업 금융그룹 통합감독’ 시행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감사원 감사 결과로 극약 처방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21일 “금감원이 외부 컨설팅 기관에 조직 진단을 맡기기로 했다”며 “금융 시장 변화에 맞춰 조직과 인력을 모두 재정비하는 게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컨설팅 결과가 나오는 올해 말 이후 강도 높은 조직쇄신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슬림화 이후 금융감독 조직은 현재 권역 중심에서 기능별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금감원은 은행·보험·증권 등으로 칸막이를 나눠 감독 작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 금융그룹의 덩치가 커지고 있어 업종과 상관없이 그룹 전체를 관할할 수 있는 별도 조직 설립이 필요하다는 게 금감원 내부의 기류다. 최흥식 금감원장 취임 직후 사의를 밝힌 임원진 전원이 교체되거나 외부 인사 수혈 폭도 확대될 수 있다. 감사원 감사로 금감원 내부 자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외부 인사 수혈에 대한 명분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 원장은 이날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금감원이 진짜 반성할 것이 뭐고 앞으로 기능을 확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체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또한 금융감독·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와 인사·조직문화 혁신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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