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사경을 헤매다 숨진 고(故) 백남기 농민 1주기 추모대회가 23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가톨릭농민회 등 농민단체 모임 ‘농민의 길’은 이날 오후 2시께 중구 농협중앙회 앞에서 회원 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추모대회 사전집회를 시작했다.
백씨는 2015년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가 종로1가에서 경찰 물대포에 맞아 의식을 잃었고, 서울대병원에서 317일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난해 9월 25일 끝내 숨을 거뒀다.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일부 하나로마트에서 수입 농산물을 판매하는 행위를 비난하고 “농림축산식품부가 설정한 올해 쌀 한 가마(80㎏)당 15만원은 20년 전 가격”이라며 가마당 24만원 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들은 하나로마트에서 가져온 수입 농산물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펼친 뒤 백씨가 물대포를 맞은 곳인 종로1가 르메이에르 빌딩 인근까지 행진했다.
오후 4시 르메이에르 옆에서 열린 ‘백남기 농민 뜻 관철과 농정개혁을 위한 전국농민대회’에서는 쌀값 보장 및 국산 쌀 매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등 농어업 관련 정책 개선을 요구하고, ‘농민헌법운동본부’ 발족을 선언했다. 공식 추모행사는 오후 7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린다. 각계 인사들의 추모사와 가수 이상은 등의 추모공연이 예정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