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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을 위한 CEO특강] 김도진 기업은행장 "인간 대체 로봇시대 성큼...창업DNA·나만의 영역 키워라"

20~30년뒤 획기적 뱅킹시스템 등장 등 미래 급속 변화

굴착기 운전사·약제사·동물관리인 등 로봇으로 바뀔것

SNS 프로필 고사성어 소개하며 주변과 소통 등 주문도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25일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열린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특강’에서 참석 학생들을 상대로 열띤 강연을 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또 다른 미래가 은행에도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말했듯 다음 세대에 태어나는 아이들은 돈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의 흐름을 잘 알고 좇아가야 뒤처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25일 서울경제신문과 한국대학교육협의회 공동 주최로 서울 동작구 중앙대에서 열린 ‘대학생을 위한 CEO 특강’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고문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뱅킹이지 은행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은행들도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김 행장은 이날 중앙대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대기업에 재직 중인 딸 이야기를 꺼내면서 강연을 시작했다. 딸이 재학할 때 강의를 들었던 100주년기념관에서 아버지가 강연자로 나선 인연을 소개하며 은행 CEO이자 학생들의 아버지로서 60여분간 조언을 가감 없이 풀어놓았다.

김 행장은 인공지능(AI)과 4차 산업혁명으로 은행권에도 상당한 변화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동응답시스템(ARS) 또는 텔레마케팅 직원을 통해 뭐든지 직접 물어보고 은행 업무를 보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어느새 모바일뱅킹의 시대가 왔고 20~30년 뒤엔 또 더 획기적 뱅킹 시스템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대해 학생들이 뱅커나 전문가처럼 알고 있지는 못해도 아예 모르고 있으면 안 된다”면서 “짧은 책을 읽어보든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보든 (변화의 흐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은행원뿐 아니라 주요 직업들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며 이에 대해 구체적인 대비책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김 행장은 한 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직업으로 텔레마케터, 파쇄기계 운전사, 굴착기 운전사, 약제사, 동물관리인, 치과 보조원 등이 꼽혔다”며 변화의 흐름 속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요령을 소개하기도 했다. 김 행장은 우선 직장이 아닌 직업을 찾을 것을 조언했다. 또 창업 유전자(DNA)를 만들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을 키우라고도 했다. 여러 번의 생애전환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기업은행도 저성장·고령화 사회에서 맞는 역할을 찾아가고 있다고 김 행장은 설명했다. 김 행장은 대안으로 동반자금융의 개념을 강조했다. 김 행장은 “돈 빌려주고 빌려간 회사가 망하면 그 담보를 경매 처분해서 회수하는, 단순한 수요공급을 해왔지만 더 이상은 이러한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며 “이제 기업은행은 수동적 조력자에서 벗어나 기업은행이 성장·재도약·선순환 등 성장 단계별로 단순 대출뿐 아니라 멘토링, 인수합병(M&A) 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기업은행은 최근 내부 직원 10여명을 선발해 비슷한 역할을 수행 중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연수를 보내기도 했다. 김 행장은 “직원들을 출장 보내서 CEO를 만나 어떻게 이 은행이 스타트업들을 지원하고 있는지 보고 오라고 했다”면서 “이후 실리콘밸리은행을 벤치마킹해 은행장 직속으로 조직을 만들고 창업지원 마스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행장은 “단순 성장 단계뿐 아니라 데스밸리(death valley)라 불리는 구간에서도 엑시트 사모펀드(EXIT PEF)를 만들어 도움을 주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모 회사에서 승계자가 없다고 해 부사장이 회사를 인수해 이어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저성장 시대를 타파할 동력으로 중소기업을 꼽으며 지원 사례를 소개했다. 김 행장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2009년 2월부터 ‘IBK잡월드’라는 취업 포털 사이트 만들어 중소기업 일자리를 연결해주고 있다”면서 “오프라인에서는 취업박람회를 전국적으로 50번 정도 열었으며 그동안 기업은행을 통해 9만5,000명 정도가 취업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내부적으로도 저출산 해소를 위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김 행장은 “직원 1만3,000명 중 절반이 여성”이라며 “이 중 1,000여명 정도가 2년 동안 가능한 출산휴가를 사용 중이며 남성의 경우에도 6개월~1년 가량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국에 12개의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어 복직 후에는 아이를 사설기관에 비해 이용이 편리하고 비용도 저렴한 ‘참! 좋은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다.

김 행장은 저출산·저성장 시대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김 행장은 “요즘 친구들을 보면 결혼 시기가 30세로 너무 늦다”면서 “이 시기는 신체적으로도 아이를 많이 낳기 어렵고 고령화가 돼가고 있는 만큼 육아 부담, 부모님 노후지원 등에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 행장은 대학 수를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행장은 “대학 진학률이 세계 수준으로 높은 편”이라며 “고등교육만 받아도 문제없이 사회 진출을 해주면 저출산뿐 아니라 많은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 행장은 본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프로필에도 있는 글귀들을 소개하며 삶의 올바른 자세를 가질 것을 당부했다. 김 행장은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은 것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나의 카카오톡 친구로 등록된 인원이 5,500명 정도”라면서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라는 말은 타인에 대한 잣대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잣대를 보다 엄격하게 적용하란 말인데 특히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고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김 행장은 “또 다른 글귀는 인무원려 필유근우(人無遠慮 必有近憂)로 먼 장래를 생각하지 않고 그저 눈앞에 보이는 이익에만 정신이 팔려 있으면 뜻하지 않은 걱정을 만나게 된다는 의미”라면서 “다가오는 미래에 대해 흐름을 파악하고 공부하라고 말했듯 항상 먼 미래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약력 △1985년 기업은행 입사 △2005년 인천원당지점 지점장 △2008년 본부기업금융센터 센터장 △2009년 카드마케팅부 부장 △2009년 전략기획부 대외협력부장 △2010년 전략기획부 부장 △2012년 남중지역본부 본부장 △2013년 남부지역본부 본부장 △2014년 경영전략그룹 부행장 △2016년 제25대 기업은행 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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