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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노조

금노, 은행聯회장실 파손...KB도 부행장실 점거

"회장 나와라" 화분 던지고 문 부숴

막장 노조에 무법천지가 된 회장실

은행연 "회장이 무슨 권한으로 개별은행 간섭하나" 어려움 토로

"금융권, 노치 휘둘려" 곳곳 비난

금융노조에 의해 훼손된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사무실 문.




금융 산별교섭 재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노조가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에게 산별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는 5대 시중은행을 포함한 16개 사업장을 직접 교섭 테이블로 데리고 오라며 회장실 문을 부수고 화분을 파손하는 등 폭력을 행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하 회장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도 맡고 있지만 개별 은행을 설득해 산별교섭에 참여하도록 할 법적 권한이 없는데 노조가 막무가내로 하 회장을 압박하고 나선 것이다. KB노조는 산별교섭 논의를 위해 윤종규 회장을 면담하려는 금융노조의 요구를 회피하고 있다는 황당한 이유를 들어 노무 담당인 이홍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사무실을 무단 점거하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친노동 정부가 들어서면서 현대자동차 등 제조업노조는 물론 금융노조까지 대화보다는 물리력 행사부터 하고 보는 등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십 명의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회관의 회장실을 방문했다가 하 회장을 만나지 못하자 이곳을 2시간가량 점거했다. 특히 진입과정에서 “회장 어디 있느냐”는 고성과 함께 화분을 집어던지고 문을 부수는 과격함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내부 직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져 몇몇은 병원을 다녀올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이에 앞서 금융노조는 19일 사용자협의회에 26일 공동교섭을 하자고 통보했다. 하지만 사용자협의회는 33개 회원사 중 시중은행 등 16개 사업장이 지난해 탈퇴한 뒤 미가입 상태여서 일시·장소·참석자에 대한 충분한 사전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요구 철회를 요청했다. 결국 이날 공동교섭에 사용자 측은 일방적 통보라는 이유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고 금융노조가 회장실에서 물리력을 행사한 것이다.

산별교섭은 산업 단위로 노사협상을 진행해 임금과 근로조건을 결정하면 동종 산업 전체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은 2010년부터 산별교섭을 진행해오다 지난해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갈등으로 중단한 바 있다. 금융노조는 기존에 사용자협의회를 통해 교섭한 33개 사업장이 모두 산별교섭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사용자협의회 측은 미가입 사업장에 대한 자신들의 산별교섭 권한이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을 포함한 16개 사업장 사측은 탈퇴 후 미복귀 상태다.

하 회장은 산별교섭 제도 개편 태스크포스(TF)와 임금체계 개편 TF 구성을 복원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 시중은행과 산림조합중앙회같이 여건이 다른 기업이 섞인 문제가 있고 구시대적인 호봉제 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도 1년 만에 들어오기에는 은행장 입장에서 명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최근 중앙노동위원회에서도 금융노조의 조정신청에 대해 노사가 성실한 교섭을 진행하라고 권고하면서 임금에 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해당 은행 노조가 은행장을 설득해 산별교섭에 나서도록 해야지 은행연합회장이 무슨 권한으로 개별 은행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겠느냐”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면 금융노조는 우선적으로 사용자협의회에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또 대형 시중은행들의 반대를 교섭 정상화가 되지 않는 요인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물밑에서 은행장들을 만났을 때는 가입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면서도 답보상태여서 미가입사는 개별적인 대각선 교섭에 나서고 진전되지 않으면 추가 대응방안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특히 5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가장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되자 KB노조가 27일 노무 업무를 관장하는 이홍 부행장 사무실을 무단 점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 노조가 윤종규 회장 사퇴를 주장하는 가운데 산별교섭 재개를 놓고 금융노조까지 회장 면담을 요구하고 부행장 사무실이 점거되는 사태 등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며 “안팎의 노조들이 은행 내부를 이렇게 들쑤셔놓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 같은 노조의 행태에 대해 강한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장은 보수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노치(勞治)에 흔들리는 금융권’ 토론회에서 “금융권이 관치에 이어 노치에 휘둘린다는 우려가 쏟아져나오고 있다”며 “노조의 입김이 강력해지면 경영진도 노조와 이면합의 등으로 야합할 가능성이 있어 노조 내부의 강경노선 투쟁이 더 거칠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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