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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컨퍼런스 2017] 문제해결·소통·협력이 교육 핵심...'노하우 →노와이'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강연 임정수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

한국 일자리 절반이 자동화 가능

AI·로봇에게 빼앗기지 않으려면

인간만의 창의·소통능력 키워야

임정수 맥킨지 서울사무소 파트너가 2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17’에서 ‘AI 시대 활용할 것인가 이용당할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권욱기자




“여러분, 일자리는 안녕하십니까?”

임정수 맥킨지 파트너는 27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경제 미래컨퍼런스 2017’의 주제 강연자로 나와 “인공지능(AI)과 로봇이 점점 사람이 할 일을 대신하면서 미래에는 이런 안부를 물을 수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맥킨지가 800여개 직업을 2,000여개 작업(직무 능력)으로 분류해 역량별 자동화 가능성을 따져본 결과 미국은 전체 작업 중 44%, 한국은 49.7%가 자동화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만 놓고 보면 2,500만명의 일자리 중 1,200만~1,300만명의 직업이 자동화된다. AI가 가져올 일자리 위기감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임 파트너는 “창의력·문제해결능력·소통·협력 등 기계가 대신할 수 없는 역량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일자리 안녕’을 꾀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항상 ‘왜(know-why)’라는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이 지향해온 암기식 반복 학습(know-how)이나 정보 검색(know-where)으로는 AI와 경쟁해 이길 수 없는 만큼 교육 방식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맥킨지 분석을 보면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분야는 숙박·음식점업과 제조, 운전·운송업으로 기계조작이 단순하고 표준화할 수 있는 활동 비중이 60~80%에 달했다. 반면 교육서비스·전문서비스·문화예술·사회복지 분야의 자동화 가능 정도는 30%대 이하로 평균을 훨씬 밑돈다. 성직자나 사회복지사·디자이너 같은 직업은 다른 사람과 공감할 줄 알고 소통·협력해야 하는데 AI나 로봇이 대체할 수 없어서다. 어느 일이건 100% 자동화는 어렵기 때문에 실제 소멸할 직업은 극소수지만 직업 5개 중 4개는 업무 시간의 20% 이상을 자동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하루(주5일 기준)는 일손을 놓아야 한다는 뜻이다. 임 파트너는 “기계에 일을 넘겨주고 남은 시간에 무엇을 할지가 중요한 과제”라며 “결국 사회적이고 감정적인 부분처럼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에 전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맥킨지가 꼽은 인간의 고유영역은 △창의력 △문제해결능력 △소통 △협력이다. 이런 역량을 키워야지만 AI와 로봇이 주도하는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인간이 존재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교육방식이 요구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대량생산 시대에는 오류를 줄이는 암기와 반복 학습 위주의 교육시스템이 작동했고 인터넷·통신 발전에 따른 정보화시대에는 좋은 정보를 골라 찾는 능력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제는 ‘왜’라는 질문을 던질 시기라는 것.

임 파트너는 삼각함수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학창시절 삼각함수는 그저 수학문제를 풀기 위한 수단이자 암기 대상(know-how)이었다”며 “그러나 삼각함수를 활용하면 달까지 거리도 잴 수 있고 음파를 활용한 전자악기 신시사이저도 작동한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애초에 삼각함수의 의미와 왜 필요한지를 알았다면 이를 응용해 새로운 창의적인 무언가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처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 혁신 시도는 세계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알트스쿨은 학년도 없고 커리큘럼도 정해지지 않았다. 같은 관심사를 지닌 학생들이 함께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력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세계적인 명문 하버드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미네르바스쿨은 아예 캠퍼스도, 교실도 없이 온라인으로 전 세계 동료와 함께 팀을 꾸려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한다.

강연이 끝나고 이어진 질의응답에는 기획재정부 대학생 기자단으로 참석한 김명주씨가 ‘코딩 교육이 기본이 되는 시대에 코딩을 모르는 세대의 대처법’을 물었다. 임 파트너는 “이 역시 ‘노하우’와 ‘노와이’의 문제”라며 “중요한 것은 방법론이 아니라 어떻게 적용하고 고민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코딩을 배우는지보다는 소프트웨어의 체계를 이해하고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다./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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