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지역 내 소상공인 사업체 수, 종사자 수뿐 아니라 지역 내 총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정 연구위원은 ‘파급력 큰 복합쇼핑몰: 내몰림효과와 빨대효과’ 보고서에서 “복합쇼핑몰 입점 1년 전부터 올해 4월까지 소상공인 매출액 및 점포 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원거리 상권은 매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소비자가 기존에 이용하던 원거리 소상공인 점포보다 복합쇼핑몰 인근의 소상공인 점포를 이용해 상권이 흡수되는 이른바 ‘빨대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정 위원은 이어 “근거리 상권 매출액은 입점 이전보다 증가했으나, 점포 수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복합쇼핑몰 이전부터 초기 기간까지 프랜차이즈형, 고급화 점포들이 새롭게 입점해 기존 소상공인들이 일자리를 잃는 ‘내몰림 효과’ 또한 발생했다”고 진단했다. 또 “복합쇼핑몰 규제는 입점 단계에 맞춰 추진돼야 한다”며 “도시관리계획단계에서부터 복합쇼핑몰 입지를 규제하고, 도심지역 출점은 금지하되 교외 지역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대규모 점포가 지역경제에 미친 거시적인 영향력을 분석하기 위해 2000∼2014년 유통 3사 대형마트가 입점한 전국 지역의 소상공인 사업체 수, 종사자 수, 지역 내 총생산 등을 비입점 지역과 비교·분석했다. 정 위원은 “건설 허가 단계에서부터 광역지자체장이 상권영향평가를 하고, 상권협의체가 지역활성화방안을 공동으로 마련하지 않으면 건설 및 등록을 불허해야 할 것”이라며 “복합쇼핑몰 판매로 타격받을 가능성이 큰 품목 등은 판매를 금지하는 업종 제한을 하되 업종 제한이 어려운 경우 영업규제시 해당 매장을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소비자 후생효과 측면에서 영업규제는 신중히 도입하고, 전면적으로 도입하더라도 입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형마트와 백화점 시장 침체로 대형유통사는 쇼핑 이외의 체험 가치를 제공해주는 복합쇼핑몰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교외형으로 발전한 해외와 달리 대부분 도심지역(71%)에 위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복합쇼핑몰의 35%는 상업지역 이외 주거지역, 공업지역, 녹지지역, 관리지역 등에 설립됐다. 국내 복합쇼핑몰 100여개 중 유통 3사의 점포는 47%다. 골목상권 진출에 대한 별다른 규제방안은 현재 없는 상황이다.
한편 소상공인들은 복합쇼핑몰이 자사의 경영상태에 미치는 영향력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지만, 대부분의 상권에서 복합쇼핑몰과 점포 거리가 멀어질수록 경영상태를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강제휴무방식으로는 월 2회 주말(43.9%)을 원하는 등 강력한 규제를 바랐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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