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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혁명'하자더니...정부, 양자기술 투자 '머뭇'

AI시대 필수인프라 양자기술

중국은 13조나 쏟아붓는데

우린 3,000억 투자결정도 못해

"4차 산업혁명 완성시킬 도구

정부가 선도 투자 나서야"

백한희(왼쪽) 박사 등 IBM 연구진이 저온장비 시설에서 양자컴퓨터 장비를 시험하고 있다. /사진제공=IBM




미국과 영국·독일·일본 등이 4차 산업혁명의 필수 인프라로 꼽히는 ‘양자정보통신’ 기술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세계 최대 양자정보과학연구소를 세우고 연산능력이 기존 컴퓨터보다 100만배 빠른 양자컴퓨터 개발에 760억위안(약 13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정부 차원에서 양자기술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어 자칫 ‘양자기술 추종자’에 머무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정부와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신청한 ‘양자정보통신 중장기 기술개발 사업’을 놓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통해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듭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앞으로 8년간 민간부담금 439억원을 포함해 총 3,040억원(양자정보통신 1,323억원, 양자컴퓨터 1,133억원, 양자소자·센서 584억원)을 투입하는 것이 골자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예타를 신청해 9월에 자체 기술성 평가를 마쳤으나 ‘기술개발 성공 가능성이 낮고 기초·원천과제에 대한 편익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직 경제적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특허·경제성 조사와 기대효과, 핵심과제, 국내외 기업 참여의향서 등 변경기획안을 올 8월 초 제출하며 예타 통과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KISTEP 관계자는 “많이 바뀐 수정계획이 들어와 처음부터 재검토하고 부처 협의도 거쳐야 해 시간이 걸린다”며 “양자기술 투자에 대한 당위성이 있어도 투자계획이 부실하면 안 되기 때문에 확인할 게 많아 신중하게 본다. 연내는 확실하지만 몇 월인지 알 수는 없다”고 밝혔다.

세계가 양자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서는 것은 인공지능(AI)과 ICBM(사물인터넷·클라우드·빅데이터·모바일) 등 5대 지능정보기술 인프라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박성수 박사는 “양자기술이 AI 능력을 강력하게 향상시켜 4차 산업혁명을 완성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컴퓨터보다 빅데이터를 훨씬 잘 처리할 수 있어 검색엔진과 물류·서비스 등 각 산업에 긴요하다. 기상분석능력 향상과 지구온난화 해결에 활용할 수 있고 유전자 분석과 신약개발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탁월한 암호해독 능력으로 현재의 암호체계를 붕괴시키게 돼 정보 주권과 국가방어를 위해서도 필수기술로 꼽힌다. 양자정보통신으로 해킹, 불법 도감청에 안전한 양자 인터넷이 구축된다. 양자계측센서로 정밀 중력센서를 통한 자원 탐사, 초정밀 의료영상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자율주행차 기술력도 앞서게 된다. 인간 신경망과 광대한 우주 분석에도 쓰인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양자기술로 원격진료, 정밀의료, 보안 솔루션, 자율주행차 기술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양자기술은 진입 장벽이 매우 높고 초기 비용이 커 정부가 선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양자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칩부터 운영체제까지 양자컴퓨터 기술을 개발 중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26일(현지시간)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과 이를 비주얼 스튜디오에 깊게 결합했고 지구온난화 해결 등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존 마르티니스 구글 양자컴퓨터 연구책임자(UC샌타바버라 교수)는 지난달 ETRI를 방문해 “50개 큐빗으로 이뤄진 양자컴퓨터를 연내 공개해 슈퍼컴퓨터를 뛰어넘는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앞서 캐나다 D웨이브시스템은 2011년 세계 최초로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해 아직 범용성은 떨어지지만 물류배송 지름길 찾기, 방산 부품·소재 개발 등 최적화 문제 해결에 특화된 능력을 보이고 있다.

신성철 KAIST 총장은 “우리나라도 양자기술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양자기술의 세계적 대가를 초빙하고 그가 팀을 짜 전문인력을 키우는 식의 ‘이스라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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