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기자의눈] 자영업시장, 혁신은 한끝차이다

자영업 혁신은 작은 발상의 전환에서부터 시작

후라이드·양념만 존재하던 치킨시장에 간장소스 무기로 1위로 올라선 교촌치킨

어떤 산업에서든 혁신은 일어난다. 혁신은 전설의 보검 같은 것이어서 실현되면 시장질서는 바로 바뀐다. 새롭다고 혁신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혁신이 혁신다우려면 신규수요 창출로 이어져야 한다.

역사적 사례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것이 형광등이다. 형광등은 빛을 내는 방식이 백열등과 전혀 다르다. 기술의 파괴적 혁신인 셈인데 형광등은 백열등을 압도하는 에너지 효율로 조명시장을 전복했다. 시간이 흘러 또 한번의 기술발전이 이뤄지면서 형광등의 자리는 LED가 물려 받았다.

자영업도 엄연한 하나의 산업이다. 이 시장에도 분명 혁신이 존재한다. 자영업 시장의 혁신은 어떤 모습일까.

여러 증거를 종합해볼 때 자영업 시장에서의 혁신은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하는 것 같다. 기술발전을 토대로 한 파괴적 혁신이 아닌 기존 질서에 순응하되 자신만의 작은 변화를 찾을 때 혁신의 싹이 튼다는 뜻이다.

치킨시장을 예로 들어보자.

현재 국내 1위 치킨 사업자는 연매출 2,000억원이 넘는 교촌치킨이다. 교촌이 등장하기 전까지만 해도 치킨시장에는 멕시카나, 페키카나, 처갓집 등 소비자 뇌리에 자신만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브랜드들이 넘쳐났다. 교촌은 이 경쟁과열 시장에서 단박에 시장지배자로 올라섰다. 비결은 멀리 있지 않았다. 경쟁자들이 후라이드와 양념치킨 등에 집중할 때 간장소스 치킨이라는 혁신적 치킨을 들고 나왔고 이것이 새로운 치킨을 갈구하는 잠재수요를 건드렸다.

호식이두마리 치킨은 또 다른 혁신으로 시장을 잠식했다. 치킨페스티벌로 유명한 대구의 지역맛집에 불과하던 호식이두마리치킨은 ‘한 마리 더’란 파괴적 혁신으로 전국 가맹점을 빠르게 늘려갔다.



최근 취재 차 만난 한 자영업자는 두 번째 창업에 나서면서 이제는 이 시장을 조금은 알 것만 같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구조조정 당하고 뭐라도 하자는 심정에 프랜차이즈를 했어요. 6개월 만에 쫄딱 망했습니다. 돈은 돈대로 날리고 어쩔까 싶다가 집근처에 작은 식당을 다시 냈어요. 종업원은 없고 8명 만석인 아주 작은 식당이에요. 이 식당에서 월 500만원을 법니다. 비결은 따로 없었어요. 비용을 최소화했어요.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비용을 통제하는 게 장사에 훨씬 큰 도움이 되더라구요.”

아르바이트생의 잦은 불성실로 골머리를 앓다가 자동판매기를 들여다 놓으면서 인건비와 아르바이트 채용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사업주의 이야기. 저녁장사만 하던 호프집 사장님이 낮 시간에 사업장을 재임대하면서 월 60만원의 추가수익을 얻었다는 이야기도 자영업시장에서의 혁신을 말해주는 또 다른 예다.

자영업 시장의 위기를 지적하는 기사들이 넘쳐난다. 10명의 자영업 창업가 중 7명이 3년 안에 폐업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 레드오션의 시장에서도 살아남는 3명의 자영업자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자신만의 혁신을 실험하고 있을까. 혁신이란 추상어가 주는 무게에 압도당할 필요는 없다. 자영업시장에서의 혁신은 한끝 차이기 때문이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