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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 여성이 남성의 4.2배…추석 낀 달 최고

중년 많지만 20~30대도 6년새 53%↑

취업·결혼·직장생활 스트레스 주원인

명상, 감정·생각 털어놓는 훈련 필요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속이 답답하고 울컥 화가 치밀어 올라 울화병이라고도 불리는 화병(火病)으로 지난해 한방병원을 찾은 여성은 1만697명으로 남성(2,566명)의 4.2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별 진료인원은 추석이 있었던 9월이 2,016명으로 가장 많았고 입학·이사철이자 구정 연휴 다음달인 3월 2,003명, 추석 다음달인 10월 1,997명 순이었다. 장시간 이동과 음식준비 등으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피로, 형제자매·며느리·고부 간 갈등, 결혼·취업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화병(질병코드 U222)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는 1만3,263명으로 집계됐다.

화병은 만성적 또는 일시적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할 길이 없는 경우에 생기는 정신적 증상과 신경증, 신체질환을 말한다. 처음에는 답답함, 가슴 두근거림으로 시작하지만 점차 의욕상실, 무력감을 호소하며 우울증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다. 욕설, 폭력, 심한 짜증 등 분노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일반병원에서는 우울증, 불안장애 등으로 진단한다.

화병으로 한방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의 월별 추이(2016년).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계에서는 화병을 ‘참는 게 미덕’이라는 한국 특유의 문화 등에서 비롯된 독특한 정신과 질환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신의학회에서도 화병을 ‘Hwa-byung’으로 표기한다.

화병은 가부장적 사회분위기 탓에 중년층 이상 여성환자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젊은 화병 환자도 늘고 있다. 화병으로 한방병원을 찾은 20~30대 환자는 2011년 1,867명에서 지난해 2,859명으로 53% 증가했다. 이 중 20~30대 남성 진료인원은 2.2배(387→846명) 늘어났다. 주요 발병원인은 취업·결혼·직장생활 스트레스와 경쟁적인 사회 분위기, 빈부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등이다.



김종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화병스트레스클리닉 교수는 “20~30대 청년들의 화병 증가는 취업난, 빈부격차, 극심한 경쟁문화 등과 맞닿아 있다”며 “젊은 환자들은 주로 직장·학업에 대한 부담감,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상대적 박탈감에서 오는 마음의 갈등을 많이 호소한다”고 설명했다.

억누를 수 없는 화와 분노, 답답함이나 숨이 차는 증상 등은 침과 약물 치료로 개선할 수 있다. 증상의 개선이 어느 정도 이뤄지면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과 대화하고 환경을 고치는 작업을 한다. 명상 훈련은 분노하는 나를 관찰하고 통제·조절해 화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화가 날 때는 본인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한 뒤 상대방에게 솔직하고 분명하게 털어놓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본인만의 대안을 가지고 분노상황이 생길 때마다 적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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