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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원, 돌고 돌아 KAI 대표 내정…공기업 '낙하산 투하' 본격화하나

금감원·거래소 공모 잡음 이어

전공과 무관한 무기업체 수장에

국방과학硏소장도 실세 인척 내정

"보은인사는 없다더니..." 논란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신임 대표 내정자






김조원(사진)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던 김 신임 대표는 앞서 금융감독원장과 한국거래소 이사장 하마평에 오르며 낙하산 논란을 일으키더니 결국에는 자신의 전공분야와 전혀 관계없는 무기업체 수장을 맡았다. 공모가 진행되고 있는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에도 참여정부 실세의 인척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는 등 새 정부의 산하기관 인사가 본격화하면서 ‘낙하산·보은 인사는 없다’고 외친 문재인 대통령의 말도 헛구호였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KAI는 10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고 김 전 사무총장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KAI는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1957년 경남 진양 출생으로 진주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2회로 감사원에서 사무총장까지 지낸 김 내정자는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 대표적 친문(親文) 인사다.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5년 3월부터 2006년 12월까지는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으로 일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민정수석비서관이었다.

김 전 총장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감독원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으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비전문가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에 번번이 고배를 마시다 결국 KAI에 자리를 잡았다. KAI가 최근 방산·경영 비리로 큰 홍역을 치른 만큼 회사의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감사원 출신인 김 내정자를 임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김 내정자가 방산과 관련한 경험이 전혀 없는 만큼 이번 인사도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 착수 석 달 만에 KAI 사장이 친박에서 친문으로 바뀐 셈”이라며 “한국형 전투기를 개발하고 각종 항공기 수출을 앞장설 사장 자리에 비전문가가 임명돼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최근 신임 소장 공모를 진행 중인 ADD 역시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였던 강금원 씨의 사촌동생 강모 예비역 공군 대령이다. 강 대령은 사이버 관련 전문가로 ADD에 몸담고 있지만 무기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한 ADD 소장 역할에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특히 ADD가 이번 공모에서 군 출신 자격 요건을 기존 장성 출신에서 영관급 이상으로 바꾸고 특별한 이유 없이 두 차례나 공모일정을 연기하면서 의혹을 키웠다.



이달 신임 이사장을 결정하는 한국거래소 역시 지난달 전례 없는 추가 공모에 나서며 낙하산 논란에 불을 지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지난달 말 갑자기 지원을 철회한 뒤 지금은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새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부가 지역 안배 차원에서 부산 출신인 정 사장을 대항마로 내세웠다는 말이 무성하다.

새 정부가 입맛에 맞는 인사를 주요 공공기관 수장으로 앉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비전문가나 보은 인사를 임명하기 위해 공모과정까지 뒤흔드는 무리수를 쓰면서 앞으로 공공기관·공기업 낙하산 인사가 노골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달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로공사·한국콘텐츠진흥원 등이 줄줄이 신임 대표 공모에 나선 것이 그 신호탄이라는 해석이다. 공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한동안 공석이던 사장 자리 공모가 개시된 것은 사실상 내정자가 가려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됐던 이동걸 전 산업은행장이 9월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듯 아직 임기가 남은 공공기관장들도 새 정권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무자격·부적격자의 낙하산·보은 인사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지난 정권과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세종=임진혁기자 강도원기자 liber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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