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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고삐 풀린 가상화폐] 당국 규제 비웃듯…투자자 '한방' 심리에 다시 과열

잇단 규제로 가격 폭락했다가

한달 만에 사상 최고치 경신

곳곳 경고음…버블논란 재점화

당국 "과열 우려" 추가 규제





국내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튤립 버블’에 버금가는 거품 우려로 미국과 중국·한국도 잇따라 가상화폐 규제에 나서면서 잠시 주춤하는가 싶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 가격을 회복하고 전고점을 뚫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추가 규제와 함께 버블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가상화폐 거래소 코빗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3시50분 현재 643만2,50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694만9,000원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운 후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과열 우려가 다시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정부는 신규 가상화폐 공개(ICO)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중국 내 가상화폐 거래소 거래 중단을 선언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340만원대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한 달도 안 돼 급등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경고음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지난달 국내 은행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으로 본지에 “가상화폐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버블”이라며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일갈했다. 금융 당국 역시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해 국내에서도 중국처럼 가상화폐 ICO를 전면 금지시키는 등 과열 분위기에 메스를 가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실물 기반이 아닌 공인되지 않은 것들에 대한 투기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 같은 (과열) 현상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현재 비트코인 투자가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동시에 “(투자금 모집 및 대출 금지 등) 기존에 발표한 조치들에 대한 효과를 점검한 후 추가 조치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승희 국세청장은 가상화폐 거래차익에 대한 과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점점 더 강력한 규제가 나올 것임을 예고했다. 한 국세청장은 이날 세종시 국세청 본청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거래 차익에 대해) 부가가치세나 양도소득세 과세 여부를 기획재정부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 광풍보다 더 심한 사기”라고 경고하고 있다. 튤립 광풍은 400여년 전 네덜란드에서 튤립 알뿌리에 대한 투기 열풍이 불어 알뿌리 가격이 집값을 뛰어넘을 정도로 폭등했다가 결국 거품이 꺼져 국가 경제가 휘청일 정도로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다.

이 같은 당국의 규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 상승 전망은 여전히 장밋빛이다. 일부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앞으로 1만달러(1,130만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포트리스 투자그룹 출신의 마이클 노보그라츠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6~10개월 사이에 비트코인 값이 1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 투자 광풍에 대해 지난 8월 비트코인 분할 사태 때의 학습효과를 이유로 들기도 했다.

당시 비트코인 처리 용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개발자들과 채굴자들 간의 의견 차이로 비트코인캐시(BCH)라는 새로운 암호화폐가 생겨났는데 갈등 국면에서 하락할 줄 알았던 비트코인 가격은 금세 회복세로 돌아섰다. 분할 이전에 비트코인을 사 뒀던 이들에게는 같은 수량만큼의 비트코인캐시가 덤으로 주어지는 ‘무상증자’ 효과를 보면서 비트코인이 쪼개져도 손해날 것이 없다는 인식이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음달 중 비트코인의 거래량 급증 문제를 처리하는 방식을 놓고 사업자 간 갈등으로 ‘비트코인골드’라는 이름의 가상화폐가 비트코인으로부터 떨어져나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무상증자’ 효과를 기대하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연말께로 예상되는 비트코인 분할 가능성에 베팅하며 비트코인을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의 거품 논란과 함께 거품 붕괴에 따른 가격 폭락으로 투자자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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