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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종 정부조달硏 원장 "의료·신소재 등 응용분야 무궁무진…원전, 수백兆 가치 창출"

"반도체 등과 함께 국가 생존사업

탈원전으로 고급인력 유출 우려

원자력 기술 연구에 매진해야"

한국수력원자력 이사회는 지난 7월14일 이사회를 열어 5·6호기 건설 일시중단을 결정했다. 중단 결정에 따라 5·6호기 건설 현장의 타워크레인이 3개월 가까이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주노종 한국정부조달연구원 원장이 추산한 13조원은 오로지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효과만을 따졌다. 섣부른 탈원전의 부작용은 단순 금액으로 따지기 어렵다. 전력발전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원자력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나라의 생사를 가를 수 있는 미래 먹거리기 때문이다. 원자력기술의 일종인 방사선기술의 성장성이 단적인 사례다. 한국방사선학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약 169조원, 무역 규모는 약 49조원으로 오는 2030년에는 무역 규모가 약 107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원장은 “첨단 융합기술인 원자력기술은 우주항공·반도체 산업과 마찬가지로 어느 기업이나 국가에서도 함부로 가르쳐주지 않는 국가 생존산업기술”이라며 “지금은 미래 먹거리로서 원자력기술의 연구와 응용에 매진해야 하는 시기인 만큼 탈원전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우려하는 목소리에는 당장의 경제적 손실 외에 차세대 성장동력으로서 반도체 산업에 버금가는 경제적 효과를 가진 원자력기술이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배어 있다.

정부의 탈원전 선언 여파로 존립이 위태로워진 우리나라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그 사례다. 원전처럼 핵분열을 소규모로 일으켜 그 과정에서 생겨난 중성자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용 원자로는 원자핵기술의 기초이자 ‘배양 접시’다. 희귀 소아암 등 비감염성 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쓰이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 생산, 각종 신소재 연구개발, 수소차용 연료전지나 우주개발용 원자력전지 등 배터리 개발까지 분야를 넘나드는 활용도를 가진데다 신산업 발전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연구용 원자로이자 세계 5위권 ‘냉중성자’ 연구시설까지 갖춘 하나로는 3년째 멈춰 있다. 고장 수리와 내진 보완을 마치고 5월 재가동하려 했지만 시민단체와 인근 주민들이 안전성을 이유로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11일 종합누설률시험을 끝으로 가동 전 검사 항목 48개를 모두 통과했지만 시민검증단이 원전 수준의 잣대를 요구하면서 연말까지도 재가동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우리 과학자들은 수년간 미국·독일·호주의 중성자 조사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여기저기 떠도는 실정이다. 원자력기술의 연구와 발전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타격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



서균렬 서울대 교수는 “정부가 앞질러 탈원전 선언을 해버리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발전소를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는 고급 인력 500여명의 일자리가 당장 사라진다”며 “원전 설계뿐 아니라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원자력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고급인력이 2~3년 사이에 전부 외국으로 유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원천기술 발전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 그 경제적 손실은 추산조차 불가능하다.

우리보다 앞서 탈원전의 길을 갔다가 후폭풍을 앓고 있는 독일의 빈프리트 페트리 뮌헨공대 교수는 올 7월 방한해 “독일 정부가 원자력 분야 기초 연구를 제한하지는 않았지만 원전을 축소하면서 원자력 기초연구까지 흔들리고 있다”며 “탈원전 에너지정책이 기초과학 발전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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