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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in Korea 부활 M&A에 달렸다]롯데, 화학 1등...SK, 반도체 점핑...짝짓기로 시장 지배력 확대

<1>기술·인재 흡수 나선 기업들

4차혁명 시대 '덩치' 아닌 '스피드' 가 갈수록 중요

급변하는 시장환경 속 기존 사업만 고집하면 도태

제조업 해외 M&A 34% 그쳐...더 개방적으로 변해야





알리바바는 흔히 전자상거래 업체로 통한다. 하지만 현재 알리바바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0%에 불과하다. 최근 알리바바는 클라우드컴퓨팅과 인공지능(AI) 영역으로 사세를 더 키우고 있다. 변신에 변신을 거듭 중인 알리바바는 이제 데이터 처리 회사로 진화하고 있다는 게 마윈 회장의 진단이다.



이전의 산업 관점으로 보면 알리바바는 ‘문어발 확장’의 전형적 사례다. 하지만 굽이치는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엮으려는 알리바바의 야심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점점 더 구체화되고 있다.

국내 산업계도 M&A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4대 그룹부터 생존을 위한 다양한 짝짓기에 적극적이다. 구글·애플 등에 비해 소프트웨어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IoT), 데이터 인프라 등에 방점을 찍으며 비즈니스를 무한확장하고 있다. 현대차도 차를 ‘달리는 고성능 컴퓨터’로 만들기 위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전문업체인 시스코에 손을 내밀었다. 재계의 한 고위인사는 “최근 M&A 추세를 보면 역량보다 과도한 욕심으로 M&A 이후 탈이 나는 경우가 많던 과거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M&A를 기업의 환골탈태를 위한 지렛대로 삼으려는 기업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M&A 성공 기업이 시장 지배=롯데케미칼은 지난해 화학 업계 1위에 등극했다. 영업이익도 창사 이래 최대인 2조5,000억원대를 찍었다. 비결은 M&A. 지난 2004년 KP케미칼에 이어 2010년 말레이시아 타이탄을 인수한 롯데케미칼은 삼성 화학 부문과의 빅딜로 우뚝 설 수 있었다. 눈여겨볼 대목은 롯데케미칼과 함께 화학 업계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LG화학 역시 지난해 바이오 업체 팜한농을 인수하며 사업을 다각화했다는 점. 두 기업은 M&A로 서로 치고받으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이처럼 M&A 성공은 시장 강자로 거듭나는 변곡점이 된다. 한화그룹도 삼성에서 인수한 한화토탈 등이 그룹 수익성 향상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고 SK그룹에 편입된 지 5년이 된 SK하이닉스는 명실공히 SK에서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컸다. 특히 SK하이닉스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2위인 도시바메모리까지 투자하면서 반도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한 대기업 임원은 “M&A 대상 업체의 면면을 보면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 가치 격차 낳는 M&A=삼성전자의 한 고위임원은 최근 경영의 어려움을 화살과 타깃에 빗댔다. 요즘 비즈니스는 ‘타깃을 보고 화살을 정확히 쏘는 방식이 아니라 화살을 여러 곳에 쏘아 오히려 타깃이 여기에 맞게끔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고정돼 있는 타깃을 겨냥해 움직이면 오히려 위험하다”며 “그렇다고 화살을 난사해서는 안 되겠지만 인사이트(통찰력)를 바탕으로 변화에 기민하게 판단해야 성장할 수 있다”고 갈파했다.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한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의 “빅 피시(big fish)가 스몰 피시(small fish)를 잡아먹는 게 아니라 패스트 피시(fast fish)가 빅 피시를 잡아먹는다”는 통찰과 맥이 닿아 있다. ‘덩치’가 아닌 ‘스피드’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 맞는 적절한 사례가 바로 아마존과 이베이다. 두 기업은 처음에는 전자상거래 업체로 비슷했지만 이제는 비교가 어려울 만큼 격차가 난다. 아마존은 M&A를 통한 융합 서비스에 나서며 기업 가치가 450조원을 넘을 정도로 훌쩍 성장했다. 반면 기존 사업에만 집중한 이베이의 기업 가치는 아마존의 10%도 안 되는 38조원에 그친다. 기업 간 합종연횡이 전략적으로 더 중요해지는 시장환경으로 급속히 바뀌고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협업해야 이긴다=전문가들은 우리 기업들이 더 개방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업구조 전환을 촉진하는 방편으로써 M&A에 아직 미온적인 곳이 많다는 것이다. 국내 제조업의 경우 2014~2016년 해외 기업을 인수하는 국경 간 M&A 비중이 33.7%(제조업 M&A의 국제비교와 시사점·현대경제연구원)로 일본(65.6%), 독일(96.3%) 대비 턱없이 낮다. 그것도 대부분이 신흥국에 집중돼 있다. 김도훈 경희대 특임교수(전 산업연구원장)는 “M&A를 하더라도 밑에 계열사로 두길 바라면 글로벌 유망기업을 잡기 어렵다”며 “신산업 환경에서는 선단식 경영이 아니라 잘하는 기업을 내 편으로 만드는 합종연횡식 경영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상훈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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