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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 CEO 즐비한 재계, 삼성發 세대교체 태풍 부나

SK, 최태원 복귀이후 세대교체 순항

한화는 2013년부터·롯데도 진행중





권오현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격적인 퇴진 선언이 삼성그룹 경영진 전반의 세대교체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재계에 어떤 파장이 미칠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주요 그룹마다 내부적으로 총수 일가의 승계 시기가 다가왔느냐의 문제는 차치하고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구조가 급변하고 있어 구세대 경영진으로는 미래 대비에 한계가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나온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권 부회장의 퇴진이 연말 인사철을 앞둔 대기업 전반 세대교체의 기폭제가 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장수 부회장’ 즐비한 현대차, 세대교체 여부 주목=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승계는 아직 그룹 내에서 거론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현대·기아차의 판매 급감 사태가 길어지면서 주요 경영진 세대교체 필요성에 대한 주장이 그룹 안팎에서 강하게 분출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에 즐비한 ‘장수’ 부회장들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부회장으로 재임한 기간이 길다는 것은 업적도 많지만 책임질 일도 많다는 뜻이다. 부회장 중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은 지난 2008년부터 부회장이다. 2012년 고문으로 물러났다가 이듬해 부회장으로 복귀한 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은 2010년 부회장에 올랐다. 정 회장과 소년 시절 인연을 맺은 것으로 유명한 화교 출신 설영흥 고문은 중국 사업 총괄 부회장으로 오랜 기간 재직하다 2014년 고문이 됐지만 아직도 강력한 실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모두 정 회장의 신임을 바탕으로 부회장에 올라 현재까지 건재한 인물들이다.

연구개발(R&D) 쪽은 좀 복잡하다. 2011년 부회장이 된 양웅철 R&D 총괄 부회장과 그 아래 권문식 R&D본부장 부회장이 모두 부회장 직급인데 양 부회장은 정 회장, 권 부회장은 정 부회장 사람으로 업계는 분류하고 있다.

지금은 승계가 거론되지 않지만 현대차그룹에서 정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이동은 ‘예정된 미래’다. 그렇기 때문에 그룹이 위기를 직면한 현 상황에서 정 회장 라인에 대한 선제적인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크게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분석이다. 4대 그룹의 한 관계자는 “권오현 부회장이 사상 최대의 실적 속에서도 퇴진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그룹의 ‘장수 부회장’들은 ‘책임’이라는 단어 하나로도 입지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LG, 구본준 부회장 라인 약진 가능성=LG그룹은 구본무 회장에서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어 이에 따른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부회장이 그룹 전면에 나선 후 조직의 역동성이 강해지고 있어 그 템포를 맞출 수 있는 인재가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구 부회장은 올 초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전략회의를 구 회장 대신 주재했고 계열사 CEO들이 총출동하는 임원 세미나도 직접 주재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처럼 구 부회장이 계열사 CEO들을 직접 대면하고 평가할 기회가 많아지면서 앞으로는 구 부회장과 코드가 맞는 경영자들이 약진할 수 있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도 구 회장은 조용하고 차분한 스타일인 데 비해 구 부회장은 터프한 성격과 강한 추진력이 강점이다. 스타일이 다른 만큼 선호하는 인재상도 다를 수 있어 경영진 세대교체가 단행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한화, 세대교체 ‘성공’ 평가=‘총수 부재’를 겪었던 SK그룹과 한화그룹은 세대교체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여서 극소수의 고령 임원을 빼면 경영진 물갈이 가능성은 낮다.

SK그룹은 2015년 8월 최태원 회장이 복귀한 뒤 세대교체가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해 조대식 SK㈜ 사장이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으로 선임됐고 SK텔레콤 사장에는 박정호 SK㈜ C&C 사장이, SK㈜ 사장은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직은 정철길 부회장을 대신해 김준 총괄사장이 맡게 됐다.

이들 SK그룹 새 경영진은 1960년대생으로 대부분 나이가 50대다. 1960년생인 최 회장과 같은 세대다. SK그룹은 이들 젊은 경영진을 앞세워 지난해부터 ‘질적 도약’을 실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그룹도 2013년 이후 세대교체가 진행돼왔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수 계열사 CEO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지만 재계는 연말 한화그룹 인사 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CEO들이 대부분 50대 중·후반으로 젊은데다 계열사 대표직을 맡은 후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승리한 후 올해 초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신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허수영·이재혁 사장 등이 중용됐으며 이영구·이종훈 롯데칠성 대표, 박찬복 롯데로지스틱스 대표 등도 1960년대생으로 젊고 능력 있는 차세대 경영자로 손꼽힌다. 올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젊은 경영진이 이를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롯데그룹의 세대교체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맹준호·박성호·한재영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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