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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브라질 찾아라"...고금리 좇아 멕시코·러 국채 '러브콜'

[해외투자, 블루칩을 찾는다] <중> 투자자, 신흥국 국채 사냥

브라질 국채 수익률 다소 둔화

터키·印·인니 등 문의도 늘어

증권사 고객 유치 경쟁 치열

"해당 국가 경제·정치 리스크

꼼꼼히 점검 후 투자 나서야"





국내 한 대형 증권사 강남 지역의 지점 프라이빗뱅커(PB) A씨는 최근 ‘베트남 공부’에 여념이 없다. 베트남 국채 투자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이 부쩍 늘었다. 지난해 대박을 친 ‘브라질 국채’ 투자를 놓친 투자자들은 ‘제2의 브라질’이 될 만한 신흥국을 직접 찾아 증권사에 투자를 요청하기도 한다. 하지만 A씨는 고객들에게 베트남 국채 투자를 선뜻 권하지 못한다. 베트남 금리가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기는 하지만 아직 채권 시장이 초기 단계라 신뢰도가 높지 않은 탓이다. A씨는 “고객들이 신흥국이면서 금리가 높으면 무턱대고 투자를 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국가의 정치 시스템이나 경제 상황 등을 잘 고려해야 한다”며 “섣불리 투자했다 국가가 불안정해지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연일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여전히 신흥국 국채로 몰리고 있다. 특히 국내 금리에 비해 월등히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신흥국 국채에 노후자산을 투입하기도 한다.

신흥국 채권 투자의 선두주자는 브라질이다. 브라질 국채는 지난해 9,200억원 판매된 데 이어 올해는 주요 5개 증권사(NH투자증권(005940)·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016360)) 기준 2조6,718억원이 판매돼 전체 규모로는 3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브라질 국채 수익률 상승세가 지난해 대비 다소 둔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6~10%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멕시코·러시아 국채로 옮겨갔다. 올해 NH투자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의 멕시코 국채 판매규모 합계는 178억5,000만원이다. 증권사 전체로는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멕시코는 미국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등 리스크로 변동성이 컸지만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하면서 투자 열기가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러시아 국채 판매도 174억4,000만원(미래에셋대우·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집계)에 이른다. 러시아는 7~8%의 높은 금리가 매력적인데다 저유가로 매력이 커졌다. 멕시코와 러시아처럼 잘 알려진 국가 외에 서남아시아와 중동지역 신흥국에 대한 관심도 높다. 최근 신한금융투자는 580억원의 사우디아라비아 국채를 중개했으며 한국투자증권에서는 인도채권이 120억원가량 판매됐다. 터키·인도네시아·인도 등에 대한 문의도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국내 대형 증권사 PB는 “최근 터키 금리가 브라질만큼 높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터키 투자를 문의하는 이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채권의 고공행진에 국내 증권사들의 투자 유치 경쟁도 뜨겁다. 대표주자는 멕시코·브라질·러시아 등 신흥국 국채 투자 판매가 가장 활발한 NH투자증권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에는 베트남·인도네시아 채권 투자 설명회를 진행한 데 이어 7월에는 멕러브(멕시코·러시아·브라질) 투자 설명회를 개최했다. 월 단위로 ‘해외채권투자 길라잡이’ 보고서를 내놓으며 국채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을 위해 신흥국 국가 정보를 제공한다. 해외 채권 투자자들을 위해 관련 서비스를 내놓는 사례도 있다. KB증권은 위탁계좌를 통한 ‘브라질 국채 적립식 매수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실시한다. 위탁계좌를 통해 매월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브라질 국채를 자동으로 매수하는 서비스로 적립식 투자를 통해 금리 및 환율에 대한 변동 위험을 분산할 수 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는 매수 당일 영업점에 방문해 중개를 요청해야 했지만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면 별도의 절차 없이 개인 고객이 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흥국 채권 투자가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라질 국채는 2010년 이후 750원대의 헤알화가 200원대 밑까지 떨어지며 대규모 환손실을 낸 바 있다. 때문에 대신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 중에는 개별 지점에 “브라질 채권 중개를 자제하라”고 조언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당 국가의 경제 상황과 정치 리스크를 꼼꼼하게 점검한 후 투자할 것을 권한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채권이 지난해 말 트럼프 충격에서 벗어나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로컬 통화 강세와 구조개혁이 가시화하는 국가가 발행한 국채 및 회사채는 중장기적으로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신 연구원은 “지역별로 라틴아메리카·유럽·아시아 순으로 양호한 수익을 보이고 있다”며 인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라질·멕시코·페루·러시아 등을 국채가 매력적인 국가로 제시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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