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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 금융전략포럼]최진민 "블록체인 기술·효과 이미 검증...적극적 투자 망설이지 말아야"

■ 주제강연

금융산업 근간은 데이터 신뢰도...블록체인, AI보다 의미 커

900개 글로벌 주요기업 이미 도입·준비중...거대 시장 코앞

경영진 의지 뒷받침 된다면 국내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기대

최진민 한국IBM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 파트너가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블록체인이 바꾸는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블록체인은 금융 산업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파괴적인 기술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이미 충분히 성숙해 적용이 가능하고 투자 효과도 검증된 만큼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와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 전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올릴 것입니다.”

최진민 한국IBM 글로벌비즈니스서비스(GBS) 파트너(전무)는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블록체인이 바꾸는 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서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산업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가장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미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편의를 높이고 있다면서 글로벌 보험사 A가 보험금 청구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것을 예로 들었다.

병원과 보험사가 블록체인으로 연결돼 병원의 진단 및 치료정보가 곧바로 보험사에 전달되고 보험사는 이를 바탕으로 보험금을 산정해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시스템이다. 보험 가입자가 별도로 진단서 및 영수증 등을 끊어 보험사에 제출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다. 국내에도 이를 적용할 경우 일일이 청구해야 했던 실손의료보험 보험금을 자동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최 전무는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근간은 데이터의 신뢰성이며 이를 보장하는 블록체인이야말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사물인터넷(IoT) 등 다른 기술에 비해 금융 산업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블록체인을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와 동일시하거나 참여자들이 데이터를 분산저장하는 개념에 대해 개인정보 공개 또는 유출을 우려하는 등 블록체인을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고 최 전무는 지적했다. 또 블록체인을 단일화된 네트워크로 생각하고 그 네트워크에 참여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다.



이에 대해 최 전무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가 ‘퍼블릭(public) 블록체인’이라면 금융회사들이 도입할 것은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이라면서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은 개별 기업, 동종산업, 금융업과 제조업 등 이종산업 간에도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거래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을 이미 도입했거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글로벌 주요 기업은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 전무는 IBM이 3,000여개 글로벌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30%가 블록체인을 도입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며 나머지 70%는 관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30%의 선도형 경영진의 경우 블록체인으로 대규모의 다양한 신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으며 블록체인을 통해 거대한 잠재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최 전무는 “블록체인을 도입한 글로벌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진은 실질적인 단기 비즈니스 성과를 확신하고 있었다”면서 “시간 절약, 비용 절감, 리스크 절감, 신뢰 향상 등의 블록체인 기대 효과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최 전무는 블록체인이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클 것이라면서 실제로 올해 산업별 블록체인 프로젝트 구성을 살펴보면 절반이 넘는 52%가 금융 산업이라고 밝혔다. 뒤를 이어 통신·미디어가 15%, 법률 10%, 정부 8%, 기타 15%였다. 그는 “금융 산업은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시장질서를 지키기 위한 법규와 컴플라이언스가 강한 산업이기 때문”이라면서 “비용 절감이나 컴플라이언스 준수 등의 이슈를 해결하는 데 있어 블록체인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또 “핀테크로 무장한 시장 파괴자들이 등장하면서 기존 금융기업들이 이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측면에서도 블록체인이 중요하며 금융은 근본적으로 데이터 신뢰도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이를 보장할 수 있는 기술에 당연히 관심을 가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호주에 있는 공급사로부터 납품을 받고 국내 바이어가 송금하는 무역금융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 작성한 문서들이 오가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보기술(IT) 비용이나 거래 수수료, 인증 수수료 등이 발생하는데 블록체인에 기반한 무역금융 플랫폼을 만들고 거래 은행들이 플랫폼에 참여하면 처리시간도 단축할 수 있고 데이터에 대한 근본 신뢰도 보장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블록체인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와 투자가 필요하다고 최 전무는 조언했다. 그는 “관망하는 경영진은 블록체인 기술이 과연 성숙했는지, 재무적 효과가 확실한지 고민한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은 최근 급속도로 진보하면서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프로세스 개선 및 투명성 제고에 따른 명확한 효과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글로벌 선도기업들은 블록체인 기반 혁신 가속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모델 및 생태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경영진의 적극적인 의지와 투자가 뒷받침된다면 우리나라 전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올리는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희영·조권형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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