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달 말 유튜브에 LG전자가 프리미엄 TV 패널로 사용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영상을 게재한 데 이어 이번에는 ‘삼성 뉴스룸’에 OLED TV의 문제점을 다시 한 번 들춰냈다. ‘삼성 뉴스룸’은 삼성전자가 회사의 목소리를 대외에 알리는 공식 채널로 삼성이 경쟁사의 주력 기술을 뉴스룸을 통해 지적한 것은 이례적이다. 과거 세탁기와 냉장고 등 주요 가전제품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던 두 회사가 프리미엄 TV 시장 주도권을 놓고 다시 한번 맞붙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는 ‘올레드(OLED) TV’로, 삼성은 ‘QLED TV’로 글로벌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격돌하고 있다.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 뉴스룸’에 ‘알아두면 쓸모있는 TV 상식, 번인(Burn-in·잔상) 현상 왜 생기는 걸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번인 현상은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면 화면에 얼룩이 남는 현상이다.
삼성전자는 “OLED 패널의 구성 물질이 ‘유기물’이기 때문에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변질되고 산화돼 색감이 변하는 반면 QLED는 발광 소자로 ‘무기물’인 퀀텀닷을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변하지 않는다”며 LG가 사용하는 OLED 방식을 깎아내렸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은 평균 사용 기간이 2~3년 정도로 짧아 OLED를 사용해도 번인 현상이 눈에 띄게 생기지 않지만 장시간 사용하는 TV나 게임 모니터의 경우는 다르다”며 OLED 방식이 TV에 적합하지 않은 패널이라고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겠다는 차원일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LG전자는 속이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QLED TV를 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비방전을 펴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LG전자는 공식적인 대응을 삼가면서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 속에서 국내 기업끼리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공식적으로 반박할 경우 자칫 삼성의 마케팅 전략에 말려 들어가는 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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