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042660) 사채권자들이 1년3개월 만에 처음 거래되는 주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대우조선해양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30일부터 거래가 다시 시작된다.
대우조선해양의 거래 재개 이후 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대우조선해양의 ‘시초가’다. 지난해 7월15일 거래가 정지될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종가는 4만4,800원. 회사채 투자자가 출자전환한 주식값은 여기에서 10% 할인된 주당 4만350원이다. 시장 주문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시초가를 애널리스트들은 1만8,000원에서 2만2,000원 사이로 보고 있다. 거래정지 직전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에 불과하다.
거래 재개 후 대우조선해양의 주가전망은 불투명하다. 채무재조정안이 신규 출자전환된 주식에 대해 록업(매매금지)를 걸지 않아 주식거래가 재개되면 매물이 쏟아질 수 있고 그동안 보유했던 펀드들의 물량도 나올 수 있다. 다만 분식회계 사태 이후 경영 투명성이 높아지고 수주잔량이 늘어나며 실적 증가 기대감이 일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우조선해양과 유사하게 분식회계·경영비리 등으로 이달 거래가 정지됐던 한국항공우주(047810)(KAI)의 경우 시장의 예상과 달리 거래 재개 당일 주가가 17.82% 급등했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거래정지 기간에 부채가 줄고 매출구조를 개선하는 등 악재가 줄어들면서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베팅을 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최진명 케이프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은 거래정지 기간에 총 7회의 자본구조 변경을 단행해 자본금 4조4,020억원을 추가로 확보했다”며 “지난 2015년 2,951%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2017년 상반기 248%까지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거래 재개 직후 패시브펀드 물량은 부담스럽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펀드가 보유한 90억원가량의 대우조선해양 주식은 거래 재개 직후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해양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사채권자들이 전환된 주식을 거래 재개 직후 매도할 가능성도 높다. 양형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출자전환과 유상증자 등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이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팔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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