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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스케줄이 당신을 죽일 수도 있다

현대인의 생활은 전쟁이다. 현대적 생활 방식과 그동안 진화해 온 인체 기능 간의 전쟁인 것이다. 인간들은 이 전쟁에서 패배해 괴멸당할 위기에 처해 있다. 시간생물학은 이 전쟁에서 인간의 승리를 도와줄 것이다.

스피커를 통해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 트라우마 레벨 2, 10분 이내에 도착합니다.”


우울증 : 수면 결핍 상태에서 초과 근무를 하면 그만큼 인체에 무리가 따른다. 또한 정기적으로 야간 근무를 하는 노동자의 경우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이 더 많이 나타난다.







어느 따스한 봄 금요일 오후 7시.

캘리포니아 북부에서 제일 바쁜 외상 센터인 오클랜드의 하일랜드 병원 응급실에서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 벌어진다. 자동차 사고를 당해 관자놀이에서 피를 흘리는 젊은 환자가 후송되어 왔다.

각각의 병실에서 나온 의사와 간호사 10여 명이 환자 주변에 모여 웅성거렸다. 환자보다 그리 나이가 많지 않아 보이는 레지던트 1년차인 아멜리아 브레이레가 환자를 맡게 되었다. 의료팀이 환자를 고정시키자마자 브레이레는 아주 빠른 판단을 해야 한다. X선? 관삽입? 수혈? 그녀는 내출혈이나 수술 필요성은 없다고 신속하게 판단하고 환자의 머리에 붕대를 감은 다음 목 X선 촬영할 것을 지시했다.

브레이레는 오늘 밤 이런 중대한 선택을 여러 번 해야 한다. 하일랜드 병원은 대학 병원이라 응급실 레지던트 선발에 미국 내 그 어떤 병원보다도 까다롭다. 브레이레가 여기 있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레지던트라는 증명이다.

그러나 성공하려면 정신을 바짝 곤두세워야 한다. 하일랜드 병원으로 실려 오는 처참한 몰골의 환자들이 일으키는 혼란 속에서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응급 의료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덕목이다. 브레이레를 비롯한 41명의 레지던트를 감독하고 있는 응급실 의사인 앤드류 헤링은 자신의 팀을 걱정하고 있다. 응급실 의사들은 교대 근무를 하는데 근무 시간은 한 달에만도 아침, 낮, 밤을 옮겨가며 20번이나 정신없이 바뀐다. 이는 팀의 모든 의사에게 부담스런 야간 근무를 동등하게 배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의도는 좋을지라도 이런 근무 형태는 팀의 전원을 탈진 및 수면 부족 상태에 빠지게 한다고 헤링은 지적한다. 이는 의사와 환자에게 모두 위험하다.

하버드 대학 출신의 의사인 헤링은 “야간 근무를 하루만 해도 인지 기능에 1주일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야간 근무를 마치면 녹초가 된다. 다음날 쉬더라도 충분치 않다. 실수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이러한 현상이 응급실에서만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만도 1500만 명의 교대근무 노동자들이 야간 근무의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1979년의 스리마일 원자로 노심 용융 사건 같은 대규모 산업 재해의 경우 새벽 직전의 취약 시간에 특히 많이 일어나고 있다. 통상적으로 야간 근무는 저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한다. 적절한 표현이다. 야간 근무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우울증, 비만, 당뇨병, 암에 걸리기 쉽다. 실제로 야간 근무와 암의 연관관계는 매우 강력하다. 지난 2010년 세계보건기구는 심야근무를 발암 의심물질로 지정할 정도였다.

생물학자들은 야간 근무가 인간의 활동일주기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이런 부정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믿게 되었다. 활동일주기는 인체 내부의 신비의 시간 조절 메카니즘으로 빛이나 온도 같은 외부 신호에 의해 조절될 수 있다. 실제로 박테리아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동식물은 이러한 세포 공진을 통해 진화해 왔다. 이들은 수백 가지의 중요한 절차를 관장하면서 24시간의 주기에 맞춰 에너지 공급을 진행하거 나 끊어 왔다. 이들은 인지, 지방 합성, 모발의 성장 같은 활동들의 리듬을 조율해 왔다.

생물학자들은 이러한 생체 시계에 대한 연구와 자세한 이해를 이제 막 시작했다. 생체 시계는 음식, 운동 습관, 사회적 상호작용, 빛 패턴 등에 의해 좌우된다. 그리고 우리가 깨닫건 깨닫지 못하건 간에 인간은 생체 시계를 꾸준히 거 스르며 살고 있다.

지난 2006년 버지니아 대학(UVA)의 연구자들은 실험용 쥐에게 불을 보통보다 6시간 일찍 켰다. 이를 1주일에 1번씩 8주간 실시해 생체 시계의 재설정을 막았다. 빛 신호 변화의 관점에서 보면 사람이 한 주에 한 번씩 뉴욕에서 파리로 여행하는 것과 같다. 그 결과 젊은 쥐들은 몸이 아프기 시작하고 정신적 불안정을 나타내는 행동을 보였다. 늙은 쥐들의 53%는 실험 중 죽었다.

응급실에서 브레이레와 다른 사람들이 한꺼번에 여러 작업을 하면서 스스로를 육체적 정신적으로 몰아붙이는 모습을 본 헤링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죽이고 있을까봐 두렵다.”

헤링은 쥐를 사용한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알았다. 이번 연구는 캘리포니아 대학 샌 디에고 캠퍼스(UCSD)의 연구자들이 실시한 것이었다. 이 연구자들은 UCSD 일주생물학센터 소속으로 이 센터는 아직 초기에다 그 중요성이 잘 경시되는 시간생물학 전문 연구기관이다. 시간생물학이란 인간의 생체 시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이 곳의 과학자들은 인간이 자연적인 광주기 및 기타 인체를 제어하는 외부 신호에서 풀려났을 때 어떻게 되는지를 연구하고 있다. UCSD의 쥐 연구는 UVA의 과거 연구와는 달리 희소식을 전해 왔다. 여명을 사용하면 비정상적인 주야 주기를 보이는 쥐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헤링은 자신의 팀을 이 연구자들에게 피험자로 제공했다. “일하는 방식을 뭔가 다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UCSD 센터의 소장인 수잔 골든에게 시간생물학은 논의의 대상일 뿐 아니라 생활 그 자체다. 그녀는 집에서 남편인 UCSD 미생물학 교수 제임스와 함께 오렌지색 선글래스를 끼고 TV를 본다. 청색광을 막기 위해서다. 인체는 청색광을 한낮의 광선으로 인식한다. 이들은 침실과 욕실의 조명기구에 조광기를 설치하여 밤에는 광도를 낮춘다.

골든은 캠퍼스의 응용물리학 및 수학관의 자기 사무실에서 “우리 부부는 기술 없이 살려는 러다이트가 아니다. 그러나 기술은 좀 더 현명하게 사용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지구에서 진화한 동물이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골든은 35명의 동료들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학교 때는 시간생물학 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시간생물학은 그녀가 대학원에 다니던 1980년대에야 태동한 학문이다. 그녀의 주특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빛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박테리아에 대한 연구다. 컴퓨터 기술과 분석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현재는 한꺼번에 수천 개의 조직 표본을 처리하여 그 시간에 따른 신진대사과정의 도식화가 가능하다. 4번째 차원을 추가한 골든은 시간의 한 점에서만 정보를 찾다가 얼마나 많은 것을 놓쳤는지 깨달았다. 그녀는 이 때문에 시간이라는 요소를 가미한 과학 즉, 시간생물학에서 경력을 쌓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우리가 지난 5년 동안 배운 바에 따르면 일주 연구를 쓸데없는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엄연히 생물학이다. 시간을 감안하지 않고 신경생물학, 신진대사. 미생물군집을 제대로 연구할 수 없다. 모든 세포와 장기는 시간에 따라 변한다. 그 점을 감안하지 않고 특정 시점의 정적인 모습만을 보면 정답을 얻을 수 없다. 최소한 전체적인 답은 얻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런 그림이 선명해지기 시작한 것은 1972년이다. 이 해 신경과학자들은 뇌의 시상하부의 작은 영역이 신체의 주요 생체 시계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20,000개의 뉴런 뭉치로 이루어진 이 작은 영역의 이름은 시교차 상핵이라고 한다. 이 곳은 몸 전체에 신호를 보내 하루 24시간 내내 다양한 절차를 적시에 진행하고 끝낸다. 이 체계가 주시하는 주요 신호는 일광이다.

새로운 발견들이 계속 뒤를 이었다. 거의 모든 인체의 장기는 내부 시계가 있음이 드러났다. 췌장에는 인슐린 분비 시기를 제어하는 메카니즘이 있다. 간에는 언제 글리코겐 처리를 중지하고 지방 대사를 시작할지 알려주는 메카니즘이 있다. 눈에도 자외선으로 손상된 망막 세포의 수리시기를 알려주는 메카니즘이 있다. 즉 인체와 그 기능을 이해하려면 생체 시계를 알아야 한다.


심장병 : 소방관들과 응급실 의사의 수면 문제는 유사하다. 야간 근무와 불규칙한 식사는 심장병 및 기타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UCSD 캠퍼스 전역에서 일주생물학 센터(이 센터는 아직도 건물이 없다) 연구원들은 이러한 시간 기록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이들의 발견내용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일주 리듬을 움직이는 유전자들은 신진대사 작용 및 그 제어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하나를 교란시키면 다른 것들도 교란된다. 예를 들어 신진대사 방어 기능이 저하되는 밤늦은시간에 음식을 먹으면 비만해질 확률이 높아진다. 비만해지면 지방은 간을 공격해 간염과 간암을 일으킬 확률을 높인다. 정신건강 역시 위험하다. 연구자들은 일반적인 시각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장애(유전적 원인)를 가진 사람 중 70%가 심한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는 것을 밝혀냈다. 그리고 양극성 장애를 지닌 사람 중 약 2/3가 비정상적인 수면 주기를 갖는다고 보고되었다.

이미 의사들은 시간생물학의 발견 내용을 가지고 더 나은 암 치료 계획을 짜고 있다. 예를 들어 위 내벽의 수리 능력이 높아지는 오후에 화학 요법을 하면 환자가 메스꺼움을 덜 느낀다.

이 센터의 연구 결과는 현대인의 생활 스타일이 잘못되었음을 갈수록 크게 비난하고 있다. 전기가 발명된 순간부터 우리는 타고난 생활 리듬을 깨뜨리는 통제 불능 상태의 대규모 실험에 뛰어들게 되었다. 문제는 교대 근무만이 아니다. 인공조명은 수천 가지 자잘한 방식으로 자연이 인체에 주는 신호를 무시하게 한다. 골든은 말한다 “실내등은 백해무익합니다. 사람들에게 질병만 가져오지요.”

인공조명은 인간이 깨어 있는 시간을 늘리고, 야간에 불안감을 높인다. 또한 미국 최고의 유행병인 비만의 원인 중 하나기도 하다. 미국 성인 중 1/3 이상(35.7%)가 비만 환자다. 골든의 우수 연구자들 덕택에 조명이 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늦었지만 주목받고 있다.

사치다난다 팬더는 미국 최고의 연구소 중 하나인 솔크 생물학 연구소에서 일한다. 시간생물학의 중요성이 커지고있지만 동료 생물학자들을 포함한 여러 과학자들은 시간생물학 하면 대부분 제트 래그와 수면만 생각한다. 팬더보다 <2급 상태>에 철저히 맞선 사람은 없다.

그는 인체의 신진대사와 생체 시계 간의 관계를 10년 이상 연구해 왔다. 그는 다른 연구자들과 함께 비만 쥐가 지방이 많은 식사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제한하면 쥐의 건강 상태가 전반적으로 나아지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음식물의 양과 유형이 동일한 경우에도 이를 아무 때나 먹는 쥐와는 달리 하루에 8시간 동안만 먹을 수 있게 팬더가 통제한 쥐는 체중이 감소하고 체지방(특히 간 지방)이 없어지며 내부 염증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 UCSD 연구팀은 암에 걸린 쥐에게 무제한 과식을 시키지 않고 시간제한 식이요법을 시키자 종양의 크기가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이러한 발견과 그것이 비만 유행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팬더의 업적에 대한 인식은 미약하며 연구 자금을 구하기 어렵다. 미 국립보건원은 그가 시간제한 급식에 대해 신청한 연구 보조금 요청 14건을 모두 거절했다. 연구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익명 동료 검토를 통해서인데 학계의 주류는 시간 관련 과학을 의심스럽게 여기고 있다.

과거를 회상하는 팬더의 표정은 화가 나 있었다. “검토자들은 인간은 쥐처럼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간은 12시 간동안 3식을 먹는데 쥐를 연구한 결과가 무슨 소용이냐는 것이었다. 그들은 나를 화나게 했다. 지난 150년간의 인간 연구 자료를 검토했지만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인간의 식사 시간을 연구하거나 기록한 적이 없다. 인간이 무엇을 먹었는지는 연구하지만 언제 먹었는지는 거의 연구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팬더가 시간생물학이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갖고 탐구하게 된 것은 인도의 시골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부터였다. 그와 그의 누이는 뒷마당에 개구리들이 와서 울어대는 것을 보고 저녁이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관찰력이 뛰어났던 그는 자연에 불변의 리듬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러한 관심 덕택에 그는 완전히 새로운 연구 분야를 탐구할 수 있었다. 지난 2002년 그는 안구의 뒷면에 있는 빛 수용체가 뇌의 생체 시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알아 냈다. 2005년에는 주변광을 이용해 인체의 취침 및 기상 시 간을 정하는 망막의 일부 부분이 청색광에 가장 민감한 것을 알아냈다.

팬더는 동료 검토자들이 식사 습관 연구에 대해 잘못된 견해를 갖고 있음을 입증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실리콘 밸리의 방식을 참조하여 앱을 사용한 오픈소스식 인체 실험을 실시했다. 그가 <마이서캐디안클록>이라고 부른 이 실험에는 156명이 지원했다. 그는 피험자들에게 먹은 것(의약품과 물 포함)의 사진을 촬영해 앱을 통해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식사 습관을 기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데이터는 그의 관점이 타당함을 입증했다. 흔히 사람들은 스스로 1일 3식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간식은 무시하고 있다. 실제로 팬더의 피험자 중 1/3이 하루에 8식을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하루 종일 먹는 경향이 강했다. 오전 6시에 커피와 베이글을 먹었다는 사람들은 오후 11시에도 브라우니, 선칩, 피자, 포도주 사진을 올려놓았다. 늦게 먹은 음식일수록 기름기가 많거나 알코올이 들어 있는 음식일 확률이 컸다. 팬더는 그 원인을 “뇌가 앞으로 온 밤을 지새워야 할 것으로 예상해서 그에 대비해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지시하기 때문”으로 보았다.

이후 팬더는 앱을 일반에 공개했다. 현재 자원봉사자들의 수는 수천 명이 넘는다. 더구나 이제 그는 어디에서건 식사 시간과 습관을 조사한다. 만나는 모든 택시 운전사, 웨이트레스, 약국 점원에게 언제 일어나는지 아침식사로 무엇을 하는지 언제 자는지를 묻고 다닌다. 팬더의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투잡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샌디에고 소방국은 팬더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에게 소방관들의 높은 심장병 발병률을 낮추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소방관들 역시 헤링의 응급실 팀원들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들은 8일 단위로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휴식하는 식으로 근무한다. 예고 없는 화재 경보는 활동일주기를 망가뜨릴 수 있다. 또한 출동으로 인해 끼니를 거르면 나중에 몰아서 때우는데, 그런 음식은 보통 온정 많은 이웃들이 준 고칼로리 식품들이 많다. 팬더는 이들의 식사 시간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낮출 수 있을지 연구하고 싶었다.

팬더는 국립보건원이 그의 앱 데이터를 보고 제한 급식 임상 실험 보조금을 지급하기를 바라고 있다. 성공해야 공공정책도 바뀌고 공공정책의 변화야말로 팬더의 궁극적 목표다. 그리고 미국의 당뇨병, 고혈압 환자 증가야 말로 매우 시급한 문제다. 65세 이상 미국인 중 무려 85%가 이 두 질병을 앓고 있으며 미국의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의 수는 약 7000만 명으로 1인당 연간 관리(치료가 아닌) 비용은 2,500달러에 달한다. 팬더는 “이런 질병의 발병을 100만명에게서 1년만 늦춘다면 건강관리 비용을 25억 달러나 절약할 수 있고 사람들도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그는 시간에 주목한다면 이 많은 이점들 중 상당수를 누릴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심장병 : 소방관들과 응급실 의사의 수면 문제는 유사하다. 야간 근무와 불규칙한 식사는 심장병 및 기타 심혈관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





오클랜드의 하일랜드 병원 응급실로 돌아가자면 헤링은 UCSD 연구자들이 레지던트 20명에게 액티워치를 착용시키도록 했다. 액티워치는 착용자의 수면, 활동, 노출되는 빛의 강도를 측정하는 손목에 차는 장비다. 레지던트들은 이 액티워치를 차고 한 달 동안 생활하면서 인지 시험을 했다.

UCSD의 쥐 실험을 지휘했던 마이클 고먼이 그 결과 데이터를 평가하고 있다. 잘 될 경우 그의 발견을 통해 시간생물학자들은 의사들이 교대 근무를 잘 하거나 또는 잘못 해나가는 방식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스케줄 변경에 필요한 조언과 후속 연구의 방향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헤링의 팀원들은 야간 일주 최저점을 향해 빠르게 나아가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 시간대는 오전 2시부터 오전 5시 사이다. 인체가 완전히 기능을 정지하고자 하는 시간대다. 일이나 공부 때문에 밤을 새는 사람이라면 이 때 졸지 않고 견디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안다. 헤링의 말이다. “마치 벽을 때리는 것 같다. 몸은 추워지고 탈진 상태가 온다. 생각이 둔해지고 공허해진다.”

헤링은 이 시간대에 있었던 어떤 이상한 사건을 회상한다. 이 시간대에는 응급실에 최소 인원만 근무한다. 오전 3시에 중년의 환자가 왔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는 가슴앓이나 심장 발작을 일으켰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환자의 EKG는 정상이었다. 헤링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환자에 대한 치료를 혼자서 결정해야 했다. 그는 침상 심초음파검사를 할까 하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다. 그 본능에 맡겨 그는 심초음파검사를 실시하고 환자가 심한 심장 발작을 일으키고 있음을 알았다. 환자에게는 긴급 도뇨가 필요했다. 환자는 필요한 진단과 치료를 모두 받았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엄청난 위급 상황이었다. 낮이었으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을 할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클랜드 병원은 수요는 늘지만 자원은 제한되어 있는 공립 병원이다. 따라서 교대 근무에 대한 헤링의 우려를 불식시킬 능력이 없다. 따라서 그와 동료 의사들은 알고 있는 최선의 과학적 지식에 의거해 응급책을 찾아냈다. 그들은 캐나다 출신의 응급실 의사 팻 크로스커리의 안을 채택했다. 크로스커리는 핼리팩스 댈하우지 대학의 응급의학과 교수다. 그는 인지 및 진단 오류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는 또한 숙련된 임상심리학자다. 그는 이른바 카지노 근무방식을 제시했다. 의사 한 명이 밤새 당직을 서게 하는 대신에 두 명을 배치해서 취약 시간에 교대로 취침을 시키는 것이다. 이 시간대에 잠깐이라도 잠을 자게 하면 의사의 집중력을 높이고 실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더욱 효과적인 야간 근무 방식을 내놓는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 시간대에 근무하는 것은 여전히 의사들을 한계까지 밀어부친다. 헤링은 “야간 근무를 위해 의사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을 감수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더 넓은 세상에 이 비용이 얼마가 되는지 알려야 합니다.”

레슬리 카우프만은 정치 뉴스레터 <레드 포 더 블루>의 창립자이며 과학 관련 기사도 활발하게 쓰고 있다.



■ 언제하는 것이 최적인가?

여러분은 스스로가 스케줄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체는 자연의 리듬을 따라 살도록 진화했다. 그 리듬에 맞추어 살 때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커피 마시기
카페인 섭취는 일어나자마자 하는 것이 제일 좋다. 나중에 하면 생체 시계를 재설정하게 되고 수면을 방해한다. 오후 8시에 에스프레소를 마시게 되면 오후 10시에 코를 골게 된다. 따라서 잠을 잘 자고 싶으면 몇 주 정도는 카페인을 끊는 것도 방법이다.

식사
전형적인 미국식 생활법과는 다르게 아침을 가장 화려하게 먹는 것이 좋다. 신진대사를 제어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의 수치는 하루의 초반부에 최고이고 그 이후 점점 떨어진다. 따라서 아침을 많이 먹었을 때보다 저녁을 많이 먹었을 때가 혈당 상승이 훨씬 높다.

수면
인체는 오후 8~9시부터 작동이 둔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심부체온이 낮을 수록 잠을 더 잘 잘 수 있다. 그러나 하루에 몇 시간씩 자는 것이 가장 좋을까?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6시간 반~8시간을 자는 사람일수록 일찍 죽을 확률이 낮다고 한다. 8시간이면 가장 적절해 보인다.

운동
아침 조깅의 효능을 확신하는 이들도 있지만, 근육 상태가 최적이 되는 것은 오후 5시경이다. 프로들도 이 시간대가 되면 운동을 더 잘 할 수 있다. 미 서부의 NFL 팀들이 동부에 갔을 때 오후 8시 이후에 벌어진 경기에서 더 높은 득점을 올렸다. 팀원들의 생체 시계는 여전히 태평양 표준시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었다.

창의적인 활동
언어, 종교, 철학의 발전은 심야의 대화를 통해 시작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것의 근거는 야간에 뇌의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소설을 쓰려면 밤에 써보자.

수학을 하라
과학자들은 인간의 각성도가 가장 높아지는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라고 한다. 정오 근처에는 최고가 된다. 따라서 기상 후 몇 시간 동안은 기본 기능을 담당하는 기관들이 우선적으로 움직인다. 이들이 시동이 걸리면 인간의 두뇌는 더 많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Leslie Kauf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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