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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 치료를 위한 호르몬 요법의 문제점

특정 질병 발병률의 연관성에 주목






여성 보건의 다른 많은 영역과 마찬가지로, 폐경 역시 심도 있는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재까지 알려진 폐경 대처법 중 대부분은 소수의 대규모 관찰 연구에 의해 나온 것이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단 하나의 연구에서 폐경 대처법에 대한 대중적 지식 대부분이 나왔다.

지난 2002년, 여성보건기획(Women’s Health Initiative, WHI)은 폐경 치료를 위한 호르몬 요법 사용 실험을 중지했다. 피험자들의 특정 질병 발병률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었다. 다른 피험자들을 상대로 다른 호르몬을 사용한 2004년에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 두 실험의 결과는 호르몬 요법이 안전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사실 이 실험들의 진짜 목적은 폐경 치료가 아닌, 심장병 치료였지만 말이다. 이 때문에 나온 기사들의 헤드라인을 읽은 사람들은 폐경 호르몬 요법이 치료 효과는 전혀 없고 위험하기만 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결합 호르몬 요법, 유방암 위험 높여!> 같은 헤드라인은 간단하고 기억하기 쉽다. 북미 폐경 학회에서 호르몬 요법에 어느 정도 위험이 있음을 인정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며, 별로 놀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호르몬 요법은 그보다 훨씬 복잡한 것인데, 이 점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


호르몬 요법의 위험과 효능은 사람마다 다르다.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 센터의 WHI 주 연구자인 가넷 앤더슨은 “사람들이 잘못되거나 부실한 정보를 받았다는 느낌을 매우 쉽게 받는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WHI가 두 건의 호르몬 치료를 살펴보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두 건의 치료의 위험성과 이익은 서로 다르고 또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한다.

물론 처음의 발견 내용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아직도 유효하다. 다만 사람들이 믿게 된 내용 보다는 훨씬 복잡하다는 것이다.

호르몬 요법을 생각 중인 폐경기 여성들은 자궁의 보유 유무 여부에 따라 사용하는 호르몬도 달라진다는 점부터 알아야 한다. 자궁 절제술을 받지 않은 환자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모두 투여받아야 한다. 그러나 자궁 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에스트로겐만 투여받아야한다. 프로게스틴은 자궁내막암을 초래하는 과도한 에스트로겐 노출로부터 자궁을 지켜준다.

이들 호르몬들은 나름의 위험성과 효능 을 지니고 있다. 에스트로겐은 단독으로 사용할 시 뇌졸중 위험을 높이지만 유방암과 고관절 골절의 위험을 줄인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틴을 함께 사용하면 뇌졸중, 혈전증, 유방암의 위험이 좀 높아지지만 고관절 골절의 위험은 줄여준다. 또한 어느 쪽이건 인체에 치명적인 위험을 가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이 피험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호르몬 요법과 위약 투여를 실시했을 시, 두 그룹의 연구 중 사망률의 차이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벌어지지 않은 것이다.


호르몬 요법을 생각 중인 폐경기 여성들은 자궁의 보유 유무 여부에 따라 사용하는 호르몬도 달라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개인의 질병 위험도 변화량은 모두 매우 적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을 상대로 했을 때 그 변화량의 편차는 상당해지며, 수천 명의 사람들이 호르몬 요법을 받고 있으므로, 아무리 작은 증가라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의 경우에는 질병 발병률 변화가 덜 확실하다. 예를 들어, 특정인이 호르몬 요법을 받을 때 유방암 발병률이 어떻게 변할지 확실히 예측할 수 없다. 폐경이 시작된 지 얼마 만에 요법을 받느냐, 요법을 얼마나 오래 받느냐, 투여량이 어느 정도인가, 호르몬 투여방식은 무엇인가 등에 따라 다르다.

환자에 따라서는 증상이 크게 완화되어 일상생활에서 겪는 문제들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에 비하면 약간의 유방암 또는 뇌졸중 발병률 증가는 감당할만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년 동안만 폐경 증후군을 겪지만, 일부 사람들은 죽을 때까지 겪기도 한다.



앤더슨은 “불면증 등 폐경 증후군을 겪는 여성이 저용량 호르몬 투여를 고려하고, 호르몬 투여가 계속 필요한지를 주기적으로 검토하는 것은 타당하다. 증상을 인지했지만이 증상으로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지 않는다면 호르몬 요법을 쓰지 않는 것도 신중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가끔씩은 위험한 선택이 옳을 때도 있다.

폐경 증상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가 그리 많지 않다는 문제도 있다. 앤더슨과 동료들이 실시한 대안 연구에서는 특정한 항우울제, 요가, 식이보조제 등을 조사했다. 그러나 이것들의 효과는 미약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허브 보조제를 조사했다. 그러나 앤더슨에 따르면 이것들 중 어떤 것도 호르몬 요법의 일과성 홍조와 도한 방지 효과를 따라올 수 없다고 한다.

그래도 호르몬을 투여 받는 방식은 선택할 수 있다. 가장 흔한 것은 경구 방식이지만, 피부에 붙이는 패치 방식도 있다. 심지어는 자궁 내에 이식해 국소적으로 호르몬을 공급해주는 기기도 있다. 이런 기기는 혈중 호르몬 농도를 급격히 높이지 않는다. 질에 부착해 에스트로겐을 공급하는 기기도 있다. 성기능 장애 증상을 완화해준다.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과 필요에 맞게 호르몬 투여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 또한 투여량도 다양한데 대부분은 WHI 연구에서 제시한 양보다 적다.

북미 폐경 학회는 폐경기를 지난 지 10년이 되지 않고, 호르몬 요법 금기 사항(예전에 유방암 진단을 받은 등)이 없는 60세 이하의 여성들의 경우, 대개는 호르몬 요법으로 얻는 이익이 위험보다 더 크다고 발표했다. 60세 이상이고 폐경 이후 10년 이상이 지난 여성의 경우 이익은 적고 위험이 큰 경향이 나타났다.

물론 그래도 싸잡아 말하는 사람들은 있다. 그러나 호르몬 요법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사람들까지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의사와 상담하면 무엇이 좋은지 알 수 있다. 통계는 개인에게 큰 의미가 없다. 공포를 자아내는 헤드라인을 판단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Sara Chodo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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