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삼성경제연구소나 LG경제연구원에 비해 실물경제에 가깝고 시사성 있는 보고서를 빨리 만드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료와 경제단체를 거치며 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고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는 연구 결과를 내겠습니다.”
13일 현대경제연구원장으로 내정된 이동근(60·사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생생한 결과물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37년여간 관료와 대한상의 부회장 등을 지내며 쌓은 실무 경험 및 기업 이해도 등을 민간 경제연구소에서 십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8년여가량 기업들의 대변인으로 활약해온 그가 이번에는 싱크탱크 수장으로 변신한 것이다.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 동국대에서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지난 1979년 제23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국장·남북산업협력기획관,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무역투자실장 등을 거쳤다. 2010년에는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겨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 공동단장, 노동시장구조개선특별위원회 위원, 신산업투자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이 부회장은 “대한상의에서 7년9개월 동안 최장수 부회장으로 있으면서 회원사들의 권익이나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을 돕기 위해 힘썼다”며 “앞으론 기업뿐 아니라 사회공동체 등의 이야기를 듣고 연구 보고서나 언론 인터뷰, 회의 참석 등으로 보수나 진보에 치우치지 않고 경제계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대한상의에서 거둔 성과와 아쉬움 등을 털어놓았다. 그는 “중립적 입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협력을 위해 노력했고 기업 규제개선 등에 힘을 쏟으며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 같다”면서도 “우리나라는 친기업과 친노동으로 나뉘어 극단적으로 목소리를 내다 보니 사회적 공감대를 조성하거나 사회적 대타협을 하는 것이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경제연구원의 장점으로 ‘확장성’을 꼽았다. 국내 경제연구소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국가 연구소와 삼성·현대·LG 등의 민간 연구소로 이원화돼 있는데 현대경제연구원에서 더 자유로운 의견 표명이 가능해 보인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나 LG가 그룹 관련 연구를 많이 하는 것과 달리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 경제 전체를 다루는 특징이 있다”면서 “민간 연구소가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대경제연구원은 언론사와의 협업도 잘하는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연구원은 기본적으로 거시경제와 관련된 보고서를 많이 내지만 이것은 기본”이라면서 “실물경제와 현장에 도움이 되는 보고서를 많이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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