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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반성없는 보수통합은 국민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할 것"

■ 특별인터뷰-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담=서정명 정치부장 vicsjm@sedaily.com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탈당파가 손잡은 보수 야합은 죄지은 사람이 자기 잘못을 ‘고해성사’해놓고 바로 뒤집는 격입니다. 과연 국민들이 그런 고해성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추미애(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방미길에 오르기 전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아무런 혁신도, 반성도 없는 보수 야당들의 이합집산은 국민에게 어떤 감동이나 흥미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최근 정계개편의 불씨가 되고 있는 보수통합에 대해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인위적 정계개편 종말은 파국..安 무리한 연대, 정당 신뢰 훼손”

추 대표는 한국당을 겨냥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 패배 이후 국민들에게 사죄하면서 ‘바른 보수’를 구축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느냐”며 “하지만 정책적 대안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얻으려는 노력은 게을리한 채 정치적 유불리만 따져 이합집산하다가는 결국 자멸의 길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정면 비판했다. 국민의 뜻을 외면한 인위적 정계개편의 종말은 파국뿐이라는 경고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추진해온 바른정당 잔류파와의 통합·연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추 대표는 “정당의 이합집산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지지층부터 설득할 수 있는 분명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이나 연대 논의에는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 한마디로 국민도 없고 바른 명분도 없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통합·연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내 갈등을 일으킨 안 대표를 향해서도 “양당 내부에서조차 수긍하지 못한 무리한 연대라는 증거”라면서 “명분 없는 무리한 통합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터 잡은 이합집산은 정당 리더십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당 발목잡기, 국민이 심판..국민의당과 인사 협치 등 추진”

여소야대의 불리한 정국구도 속에서 집권여당을 이끌고 있는 추 대표는 정략적 반대를 되풀이하고 있는 제1야당을 향한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당이 앞으로도 사사건건 국정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국민을 외면한 정치인과 정당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강하고 매섭게 매를 들어 심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바른정당 분당 사태로 원내 3당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한 국민의당을 향해서는 다시금 협치의 손길을 내밀었다. 추 대표는 “적폐청산이라는 국민의 요구를 받들고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민의당과의 개혁연대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국민의당을 협치의 우선적 대상으로 존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부의 인사 추천 등과 관련해 “우리는 그렇게 폐쇄적이지 않다.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며 향후 국민의당과의 논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당정청 이달 혁신성장안 마련..규제완화법안도 보완 땐 수용”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성장전략의 또 다른 축인 ‘혁신성장’에 힘을 실어주는 일도 추 대표의 역할 중 하나다. 정부 여당이 상대적으로 ‘소득주도 성장’에 비해 혁신성장 전략에는 소홀한 것 같다는 지적에 대해 “당정청이 함께 구체적인 혁신성장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끝나는 대로 이달 안에 당정청이 모여 혁신성장 전략을 논의,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경제계와 야권이 요구해온 규제프리존특별법과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규제 완화 법안의 국회 통과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추 대표는 “박근혜 정부 당시 민주당이 야당이던 시절에도 규프법이나 서발법을 통째로 반대하지는 않았다”며 “서발법의 경우 의료 공공성의 기본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문 대통령과 같은 입장이고 규프법 역시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로 뜻하지 않게 기업 경영이나 신규 사업 확대에 장애를 초래할 경우 문제가 되는 부분은 조정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규제 개선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규제를 신줏단지 모시듯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와 협의해 올해 안에 규제 개선의 원칙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 정책위의장에 이어 당 대표까지 나서 규제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연내 국회 차원의 관련 법안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동계도 사회적 대타협 위해 대화 테이블 나와 해법 고민을”

추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양극화 해소의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협조와 양보도 당부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낸 국가들은 대체로 경제위기가 닥쳐오더라도 잘 극복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도 사회적 대타협 역시 결국은 노동계의 이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봤다. 추 대표는 “사업장이 문을 닫으면 노동자들이 먼저 타격을 입고 우리 경제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서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경제구조의 문제점과 사회 양극화를 풀어나가기로 결정한 만큼 이제는 노동계도 대화의 테이블로 나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지방선거 외부 인재 적극 영입..서울시장 출마는 말할때 아냐”

이제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내년 6·13지방선거까지 집권여당의 대표로서 선수 선발과 육성·지원을 하는 것도 그의 남은 과제다. 필요하다면 외부 인재 영입에도 당 지도부가 적극 나설 방침이다. 추 대표는 “대통령의 국정지지율과 정당지지율이 함께 고공행진을 하면서 외부의 많은 뛰어난 분들이 우리 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과정을 보장함으로써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추 대표가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감독이 아닌 선수로 직접 뛸 수 있다는 전망도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서울시장 출마 여부는 요즘 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기도 하다.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지자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개인의 포부를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 당 대표로서 아직 할 일이 많고 (출마 여부를) 언급할 단계도 아니다”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추 대표는 14일부터 4박6일 일정으로 미국 워싱턴DC와 뉴욕을 방문하기 위한 출장길에 올랐다. 추 대표는 방미 기간 폴 라이언 미 의회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국의 조야 인사들과 만나 한미동맹 강화 및 북핵 해법 등 현안을 논의한다. 이어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는 3박4일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세계 정당 고위급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기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다. 추 대표는 방미와 방중 일정을 마친 후 청와대에 외교·안보·경제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전달할 방침이다.

/정리=김현상·하정연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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