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이지한(22)씨는 거울을 보다 오른쪽 귀 앞부분에 작은 구멍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선천성 기형 중 하나인 ‘전이개누공’으로 불리고 특별히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에 마음이 놓였지만 왠지 모르게 여전히 불안하다.
오른쪽 혹은 왼쪽 귓바퀴(耳介)에 작은 구멍을 가지고 태어나는 전이개누공은 국내 100명 중 약 2~3명꼴로 발견된다. 엄마 뱃속에서 태아의 귀가 형성될 때 6개의 덩이가 융합되며 완전한 귀 모양을 갖추게 되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귓바퀴가 제대로 융합되지 않아 귀 앞부분 피부에 구멍이 남는 것이다. 백인보다 아시아인이나 흑인에 많으며 주로 귓바퀴 한쪽에 나타나지만 양쪽 모두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유전적 원인이 가장 크며 왼쪽보다는 오른쪽에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성 기형이라고는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다면 굳이 치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붓거나 구멍을 통해 냄새나는 각질덩어리·고름 등이 나온다면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 전이개 부위가 심하게 부었다면 피부 절개 및 배농이 필요하다. 또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누공 및 누공과 깊숙이 연결된 통로, 피부 안 주머니를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만약 조금이라도 피부 안 주머니가 남으면 추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김신혜 고려대 구로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대부분의 전이개누공에서는 아무 문제가 생기지 않으므로 평소 염증이 생기지 않게 누공에 오염된 물이 들어가거나 손으로 만져서 세균감염이 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자꾸 염증이 생겨 붓고 냄새나고 아프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하며 특히 염증이 반복되면 좋지 않으므로 반드시 이비인후과를 방문해 상담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