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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결국 구조조정...30% 감원할 듯] 발주 회복세 더딘데 中과 출혈 경쟁까지…중견 조선사 '적자 탈출' 고육책

당국 "이대로라면 조선업 고사"

정부 일자리 기조 불구 '결단'

성동조선 재편 방안에도 관심

이르면 다음주 운명 결정될 듯





당국이 STX조선해양에 인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16일 통보한 이유는 중견 조선소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판단해서다. 선박 가격이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데다 경쟁 상대인 중국 조선소가 저가로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 없이는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날 STX조선의 구조조정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또 다른 중견 조선소인 성동조선의 운명에도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에 직접적으로 자구 계획안을 요구한 건 산업은행이지만 결국 결단을 내린 건 정부 당국으로 관측된다. 산은은 지난 7월 STX조선에 대한 실사를 벌인 뒤 그 결과를 놓고 금융위원회와 지속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자리를 중시하는 현 정부 기조 아래서 산은이 독자적으로 결단을 내리기엔 부담이 컸을 것”이라며 “윗선과 구조조정에 대한 공감대를 어느 정도 이룬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현 정부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본 이유는 중견조선소가 현 상태를 유지하다간 고사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서다. 업황 회복세는 더디기만 하다. 올 들어 선박 발주량이 늘었다고는 하나 지난해 최악의 발주절벽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게다가 많지 않은 물량을 따내기 위해 중국 조선사와 출혈 경쟁을 해야 한다. 당국은 STX조선 등 국내 중견 조선사가 만드는 중형 선박이 중국 업체들의 선종과 겹쳐 경쟁력을 잃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는 선박 품질에서 다소 앞선 것으로 평가받지만 중국 조선사는 저렴한 인건비와 정부 지원을 무기로 품질 열세를 커버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치열한 수주 경쟁을 뚫고 선박을 따내려다 보니 제조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선박을 수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중견 조선 업계 관계자는 “현재 수주하는 선박들은 대부분 마이너스 한 자리수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며 “업황이 예년에 비해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털어놓았다.



이에 정부는 인력과 설비를 줄여 원가경쟁력을 다소나마 높여야 경쟁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처럼 업황이 바닥을 기는 상황에서 채권단이 RG를 발급해주는 건 일종의 지원”이라며 “수주해도 적자가 나는 데 계속해서 지원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STX조선 측은 당국의 이러한 판단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왔다. 국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선박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인력을 지나치게 줄이면 수주한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해 납기 지연에 따른 추가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때문에 성급한 구조조정을 자제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의 뜻이 완고한데다 회사의 장래와 직결된 RG 발급 문제가 맞물려 있어 결국 구조조정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이 결국 구조조정 도마에 오르면서 또 다른 중견 조선사인 성동조선의 재편 방안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지난 8월 성동조선의 독자생존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한 실사작업을 벌인 바 있다. 실사에 대한 결과가 담긴 보고서에는 수주·손익 전망과 처리방안이 담길 전망이다. 업계는 당국이 어떤 형태로든 개선을 요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성동조선의 운명은 이르면 다음주께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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