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SK텔레콤(017670)·한화자산운용이 인공지능(AI) 등 4차산업의 주요 신기술 투자에 함께 나선다. 모빌리티,정보통신기술(ICT), 금융 네트워크의 국내 선두주자인 세 회사는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펀드를 공동으로 조성해 미래 신성장동력을 찾을 계획이다.
현대차(005380)·SK텔레콤·한화자산운용은 16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AI 얼라이언스 펀드’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펀드는 세 회사가 각각 1,500만달러를 출자해 총 4,500만달러(약 500억원) 규모로 조성된다. 내년 1·4분기 출범 예정이다. 펀드는 AI와 스마트 모빌리티를 비롯한 핀테크 등 미래기술 분야에서 혁신기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갖춘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특히 미국·유럽·이스라엘 등지의 유망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할 예정이다. 투자자문은 세계적인 AI 기술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캐나다의 AI 솔루션 기업 ‘엘리먼트AI(Element AI)’가 담당한다. 엘리먼트 AI의 우수한 연구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 등을 적극 활용해 기술 역량, 시장 가치, 성장 가능성 등 정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투자 대상을 결정한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에 첫 투자 대상 기업이 나올 예정이다.
영역이 다른 세 대기업의 공동펀드 조성은 4차산업 혁명에 대응하는 새로운 투자전략이다. 최근 ICT 기업과 금융사들이 연계해 미래 성장산업을 개발하겠다고 나섰지만 아직은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직접 펀드를 만들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세 회사가 필요에 의해 펀드를 만든 만큼 투자 대상 기업과 직접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세 회사 각각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각 사는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기반으로 미래 혁신 기술의 내재화를 도모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지속적으로 탐지해나갈 계획이다. 각 사가 운영 중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및 기업 벤처캐피털 운영 전략 아래 투자 기업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는 이번 펀드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및 커넥티드 카 기반의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뿐만 아니라 스마트시티, 신생 에너지, 로봇 등 다양한 영역에서 시장 선도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래 기술 분야의 글로벌 혁신 허브인 ‘현대 크래들(CRADLE)’을 미국 실리콘밸리에 오픈했고 지난 9월 이스라엘에서는 테크니온·KAIST와 ‘HTK 컨소시엄’을 구성해 차세대 신기술 연구 및 비즈니스 모델 발굴 등에 매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 인프라가 공유돼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뉴(New) ICT’ 산업 생태계 조성과 육성에 힘쓰고 있다. 이번 공동 투자도 개방과 협력을 기반으로 SK텔레콤의 선도적인 ICT 역량과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 경쟁력을 융합하고 상호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4차산업 혁명을 선도해나가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10월 기준 92조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한화자산운용은 투자 전문성을 기반으로 산업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융합에서 잠재력 있는 투자기회를 탐색한다. 투자 전문성에 공동투자자의 기술 전문성과 기술자문사가 보유한 강력한 AI 전문지식을 결합해 우수한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이를 통해 공동 투자의 시너지 창출,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경험 축적, 신기술 평가와 신규 투자처 발굴 경험을 새로운 해외자산 상품화와 운용역량 강화로 연결시킬 계획이다.
한편 투자자문인 ‘엘리먼트AI’는 세계적인 AI 석학으로 손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가 공동 창업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엘리먼트AI는 범용 AI 연구, 솔루션 개발, 컨설팅 전문 스타트업으로 160여명에 이르는 우수한 AI 연구진이 포진해 있다. 전 세계 AI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몬트리올대 및 맥길대 등의 AI 전공 석·박사 및 교수와 자문을 주고받는 등 AI 학계의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인텔·엔비디아 등 세계적 ICT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다양한 협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글로벌 기업 네트워크 및 협력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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