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책꽂이-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노근리 학살 등 '6·25 은폐의 역사' 들추다

■브루스 커밍스 지음, 현실문화 펴냄





1950년 6월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는 새벽. 이날 웅진반도에서 시작됐던 총성은 미사일과 핵으로 바뀌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전쟁은 한반도와 동북아뿐만 아니라 미국의 운명까지 바꿔놓았다. 그전까지 전통적인 대외정책 고립주의에서 탈피해 ‘세계의 경찰국가’ 미국이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해외에 수백개의 상설 군사기지가 설치되고, 국내에는 대규모의 상비군을 유지하는 영원한 안보국가가 됐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에치슨 라인에서 한국 제외와 이를 노린 김일성의 본격적인 남침’이 전쟁의 발발 이유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한국전쟁의 기원’으로 유명한 저자는 ‘내전’으로서의 한국전쟁을 강조한다.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인을 가르던 기준 ‘항일’과 ‘부역’이 이 전쟁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만주에서 격렬한 유격대 투쟁을 벌였던 이들은 평양에서 권력을 쥐게 됐다. 반면 미국은 소련 주변부에 자생 가능한 정권을 배치하기 위해 ‘대 초승달’ 전략을 펼치며 한국을 일본과 연결했고, 이 상황에서 ‘부역세력’이 청산되기는커녕 요직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갈등을 폭발시키는 도화선이 됐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전쟁 당시 북한은 여러 잔학행위를 저질렀다. 이는 국제연합이 한국에게 “오늘날까지 지속되는 도덕적 정통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오늘날 역사가들은 한국의 잔학 행위가 훨씬 더 많았음을 알고 있다. 저자는 노근리, 국민방위군, 대전 학살을 살펴보며 이런 역사가 어떻게 감춰지고 은폐됐는지 지적한다. 한국과 북한은 모두 전쟁포로를 정치적으로 전향시키려 했지만, 공산주의자들은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했고, 자신의 말에 확신을 지닌 것처럼 보였던 반면 우익 청년단체 지도자들은 단순한 기계적인 복종을 요구했다.



저자는 미국에 북한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질문한다. 북한에서 전쟁의 기억은 ‘일제와 부역세력의 만행’, ‘친일파가 장악한 남한과 벌인 투쟁’, ‘미군의 공습에 따른 국토 초토화’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화염과 분노’를 언급했다. 저자는 “이미 한번 화염과 분노를 겪은 북한은 이를 막기 위해 ‘유격대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만5,000원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