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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티포트, 원유수입 쿼터 확대...국내 정유사 '긴장'

생산능력 中 대형 정유사도 무시못해

석유제품 공급 늘어 수익 악화 우려





중국 정부가 내년부터 ‘티포트(소규모 정제업자)’들의 원유 수입 쿼터를 늘리기로 하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중국 전체 원유 정제량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이들 ‘티포트’에 공급되는 원유가 늘어날 경우 석유제품 공급이 늘어나 가격이 내려가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내년 티포트의 원유수입쿼터를 1억4,200만톤으로 올해보다 56%가량 늘렸다. 티포트에 공급되는 원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정유사들은 이들이 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티포트은 소규모 민간 정유설비를 일컫는다. 미국의 유전 개발 초기 텍사스 등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자본이 없어 변변한 정제시설을 설치할 수 없었던 이들이 캐낸 원유를 얇은 철판통 등을 이용해 경유와 휘발유 등을 생산하곤 했다. 이때 사용한 얇은 철판통이 찻물을 끓이는 주전자와 비슷하다고 해서 이후로 ‘티포트’라는 이름 붙여졌다.

소규모 정제시설들이지만 이들이 한데 뭉쳤을 때의 생산능력은 중국의 대형 정유사들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 티포트의 설비능력 비중은 중국 국영 정유사 시노펙(SINOPEC)의 절반 정도인 20%를 넘는다. 뭉치기 힘들어서 그렇지 만약 이들이 담합하면 가격 결정권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이들이 생산한 제품은 철저히 내수용이다. ‘규모의 경제’가 불가능해 비용이 많이 들고 마진율이 낮은데다 품질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이들은 정제 후 마진이 1달러라도 생기면 적극적으로 생산에 나선다”고 말했다.

내수 기업들이지만 국내 정유사들이 이들을 극도로 신경 쓰는 까닭은 우리 기업의 대중국 수출 비중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0월까지 석유제품의 중국 수출량은 7,938만배럴로 전체의 20% 가까이 차지해 싱가포르와 호주·일본·대만 등 전 세계 50여개국 중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원유 수입 쿼터가 늘어나 티포트의 생산량이 증가하면 국내 기업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올해 SK이노베이션·S-OIL 등 주요 정유사의 기업 투자설명회(IR) 자리에서는 중국 티포트의 가동률에 대한 전망을 묻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정유사가 현재와 비슷한 60~65%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들에 공급되는 원유가 늘게 되면 예상이 바뀔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반면 우려가 과도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티포트 가동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수요 증가를 의미하는 중국의 석유제품 재고량도 줄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는 곧 경제 상황이 개선되는 신호”라며 “티포트의 생산량이 증가한다고 해도 수요가 뒷받침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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