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원화 가치가 높아져 원달러환율이 떨어지면 수출기업의 실적 우려 때문에 증시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원달러환율은 1,100원 아래로 떨어졌어도 우리 증시는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6일부터 1,100원 아래로 떨어진 원달러환율은 오늘도 3.7원 낮은 1,085.4원에 마감됐습니다.
이렇게 원달러환율이 떨어지면 수출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수출기업 실적 악화 우려 때문에 주식시장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한금융투자의 조사결과 2012년 이후 원달러환율이 100원 하락할 때 코스피 기업 순이익률은 1~1.5%포인트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원달러환율 1,100원선이 무너진 지난 16일 코스피는 0.66% 상승 마감했고 오늘도 16일 종가 대비 약 0.1% 오른 2,537.15로 마감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도 16일 종가보다 0.2% 이상 오른 796.8로 장을 마쳤습니다.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우리 증시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증시 기초체력이 쌓이면서 환율보다 실질적인 수출 수요와 전망의 영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의 총 수출액은 298억달러로 1년 전보다 9.7% 늘었습니다.
내년 수출 전망도 밝습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세계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내년에도 총수출 증가율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주식 매각 때의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자본이 유입되고 있는 것도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외국인은 지난 8월과 9월 각각 1조 9,967억원·1조 5,899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지만 원화값이 강세에 접어든 10월 이후엔 오늘까지 4조 8,362억원 어치를 사들였습니다.
다만 달러당 원화값이 1,050원 아래로 떨어질 때는 수출 기업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의 손익분기점이 되는 환율을 중소기업은 1,046원, 대기업은 1,040원으로 예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도 무선통신기기와 선박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실적에 대한 주의는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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