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며 기업들이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디지털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이와 정반대로 ‘사람 냄새’ 나는 아날로그 시장이 소리 소문 없이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온라인 활성화로 침체가 예상됐던 방문판매 시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방판 시장은 전년보다 16%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인 3조3,417억원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방문판매 시장에 뛰어든 기업도 전년보다 72개 증가한 2,777곳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국내 방문 판매원 수는 37만 2,000명으로 직전해와 비교해 34% 늘었다.
방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지난해 방판 매출이 1조797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1조원을 넘어섰다. 개인마다 피부 고민이 달라 일대일 대면상담을 필요로 하는 화장품의 경우 방문판매와 같은 아날로그 마케팅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침체될 것으로 우려됐던 방문판매 시장은 갈수록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활용해 커피·치즈·가정간편식에 이어 마스크팩까지 선보이는 등 제품군을 확대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방문판매 브랜드 ‘풀무원로하스’를 론칭하며 고객의 생활까지 케어해주는 사업으로의 확장을 선언했다.
방판 시장이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데는 애플리케이션, AI 챗봇을 이용한 마케팅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이 보다 자세한 설명과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방문판매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즉 디지털 마케팅의 사각지대를 방문판매가 채우며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문판매 업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50대 이상의 여성 주부들이 주로 방문판매를 통해 화장품을 소비했다면 이제는 디지털 세대로 불리는 2030대 등 젊은 소비자층도 방문판매 시장을 이용하고 있다”며 “재구매율이 높은 방문판매 시장의 특성상 이들이 앞으로 계속 방문판매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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