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 서울을 찾았는데 ESG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가했음을 느낍니다. 한국의 기술력과 혁신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만큼 ESG에 적극적인 한국 기업들은 세계적인 투자자들에게도 매력적입니다.”
오마르 셀림(사진) 아라베스크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가 ESG 투자를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면 한국 내에서만이 아니라 아시아에서 핵심 국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아라베스크파트너스는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본사를 둔 ESG 퀀트 전문 자산운용사다. 2013년 바클레이스에서 독립했으며 현재 운용자산(AUM)은 1억3,000만달러(약 1,400억원)를 넘어선다. 아라베스크파트너스가 투자전략으로 삼는 ESG란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도록 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뜻한다. 재무적 성과 외에 비재무적 성과가 기업의 가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 요소를 살펴야 중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개념을 기본으로 한다. 아라베스크파트너스는 전 세계 7,135개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 성과와 점수를 매일 모니터하는 온라인 플랫폼 ‘S-Ray’를 자체개발했으며 이를 통해 투자 대상을 선별한다. 현재 S-Ray에 포함된 한국 기업은 SK하이닉스와 한국타이어 등 123개(10월31일 기준)다.
셀림 CEO는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한국 투자자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기관투자가에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투자에 나설 것을 장려하면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대한 연기금 등의 관심이 높아졌다”며 “지배구조 등이 이슈화되면서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이에 관심을 많이 쏟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의 정책과 기관투자가의 관심, 기업의 변화 등이 맞물려지면서 ESG가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ESG 투자가 비재무적 요소에만 관심을 가져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셀림 CEO는 “아라베스크파트너스는 에너지 회사가 환경에 좋지 않은 화석연료 등을 사업기반으로 둔다는 이유만으로 투자 풀에서 제외하지 않는다”며 “그 회사가 사업을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하고 있는지 등을 함께 살핀다”고 말했다. 무슨 사업을 하는지보다는 어떻게 그 사업을 하는지가 더 중요한데 투자자들이 이 두 가지를 헷갈리면서 ESG에 대한 오해를 가진다는 설명이다. 다만 술과 담배·도박·방산은 투자 풀에서 제외한다. 그는 ‘금융계의 테슬라’로 불리는 것에 대해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전기차는 느리고 디자인이 별로라는 인식 때문에 사람들로부터 외면당했지만 테슬라가 빠르고 멋진 전기차를 만들면서 인식이 바뀌었다”며 “우리도 재밌고 멋지면서도 성과도 내는 지속 가능한 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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