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계속되던 저금리 시대가 끝났다. 부진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돈을 풀던 ‘유동성 잔치’의 종말인 동시에 본격적인 ‘긴축의 시대’가 시작된 셈이다.
30일 오전 한국은행은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현 1.25%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1년 5월 이후 6년 5개월 만의 첫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은은 최근 5년여 동안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2.0%p 인하했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돌아선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경기회복이 본격화하고 있는데다 미국 등 주요국이 금리를 올리면서 자본 유출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부동산 가격 급등과 오래 이어진 저금리의 부작용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끼쳤다.
저금리 시대를 끝내는 신호탄은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상은 저금리 부작용에 대응하는 효과가 있는 동시에 긴축의 고통과 저항을 가져오는 탓이다.
당장 국내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재정이 불안한 기업들의 생존 역시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년부터 예정된 신(新)DTI(총부채상환비율)·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 도입까지 겹치게 되면 부동산 시장에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금리 인상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경기 회복세를 이어가느냐가 향 후 우리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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