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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영업은 하고 싶지 않다'는 후배에게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이사

사진 / 이미지투데이






자네가 영업이 아닌 마케팅이나 기획 부서를 희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네. 우리가 팔아야 할 상품과 서비스의 전체 기획과 실행 계획을 아우르는 부서에서 일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걸세. 시장 전체를 보는 안목과 실행력은 앞으로 자네에게 큰 힘이 될 것도 분명하네. 그러나 나는 자네가 꼭 영업을 경험해보기를 바란다네. 누군가 내게 35년간 위스키 업계에 있으면서 10년 넘게 최고경영자(CEO)로 일하고 있는 비결 아닌 비결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영업사원 경험을 통한 영업 현장에 대한 이해 덕분이라고 답하겠네.

사농공상의 뿌리가 남아 있는 것인지 아직도 영업이라 하면 단순한 판매행위를 떠올리며 평가절하하는 이들도 많은 게 사실이네. 많은 부모는 아이들이 공부 열심히 해서 전문직 또는 관리직 인재가 되기 바라지, 현장에서 부딪쳐야 하는 영업인이 되는 것은 원치 않을 수 있겠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제 그 전문직도 자기 자신을 영업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지 않았는가. 실제 조직에서 독립한 변호사·의사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일이 영업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자신들이 터부시했던 바로 그 영업에 생존이 달린 셈이네.



영업이란 무엇일까.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는 나도 그저 제품을 많이 팔려고만 노력했다네. 영업을 단순한 판매행위라고 여겼을 때는 때로 고객 앞에서 위축되거나 주눅 들기도 했었지. 그러나 판매를 넘어 가치를 전달하는 행위라고 생각하자 나 스스로는 물론 고객 앞에서 당당해질 수 있었네. 영업은 나와 회사·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어야 하니 말일세. 무엇보다도 나는 영업 일선에서 고객과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울 수 있었네. 자네도 알다시피 고객과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는 제품·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 마케팅과 영업의 성패가 달리지 않나. 단언컨대 나의 영업사원 경험에서 소비자와 고객의 욕구를 정확히 파악하는 식견을 배울 수 없었다면 일의 본질에 접근하기 어려웠을 걸세.

만약 자네가 조직에서 혹은 독립을 한 후 최고가 되고 싶다면 반드시 영업을 알아야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네. 마지막으로 영업에서 배운 작은 지혜들을 함께 나누며 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하네. 첫째, 왜 이 일을 하는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 나에게 묻자.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아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과정과 목적지는 다를 수밖에 없다. 둘째, 고객에게 상품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팔아라. 그게 무엇이든 나 아니면 안 되는 무기가 하나쯤은 필요하다. 셋째, 모든 영업은 진실한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진다. 일은 사람이 하고 돈도 사람에게서 나온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람에게 투자하라. 넷째, 영업은 유형의 가치(상품)와 무형의 가치(서비스·정보 등)를 파는 것임을 잊지 말자. 늘 깨어 공부하는 사람만 살아남는다.

김일주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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