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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자! 관광강국 코리아] "카지노= 新성장동력" 日·베트남도 빗장 푸는데 … '대못' 못빼는 한국

<중>'발등의 불' 새 먹거리 발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운영 한국·북한밖에 없는데

사행산업 낡인 인식에 '허가 갱신제' 추진 하기도

일자리 창출·관광산업 육성·세수 증대 '1석3조'

셧다운제 등 장치 마련하고 복합 리조트 키워야

“전 세계에서 내국인은 출입할 수 없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운영하는 곳은 한국과 북한뿐입니다. 북한은 여행이 자유롭지 않은 나라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 이웃 나라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카지노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키며 관광객 유치에 사활을 걸고 나섰는데 언제까지 우리만 해묵은 규제에 발목 잡혀 있어야 하는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중국 측의 ‘관광 금한령’ 부분 해제를 바라보며 관광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관광 산업의 선결 과제 중 하나로 카지노 관련 제도 정비를 꼽았다.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에 업계 전체가 휘청거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광 분야의 기초 체력을 끌어올려 외부 변수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낡은 인식과 규제에 파묻혀 있는 금광을 찾아내 업계의 ‘퀀텀 점프’를 이끌 신(新)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전문가들이 특히 주목하는 분야는 카지노 사업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설립된 강원랜드를 제외하면 내국인을 위한 카지노가 전무한 실정이다. 관광진흥법의 적용을 받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전국 16곳(제주 8곳, 서울 3곳, 부산 2곳, 인천·강원·대구 1곳)에서 운영되고 있을 뿐이다. 카지노는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 전반에 해악을 끼치는 사행 산업이라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는 탓에 정부 고위관료는 물론 정치 지도자들도 선뜻 “카지노를 육성하자”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이 카지노로 벌어들이는 매출 규모는 세계 선진국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미국과 마카오, 캐나다 등의 카지노 매출액은 각각 622억600만달러, 마카오 439억9,500만달러, 캐나다 68억9,600만달러였다. 반면 같은 해 한국의 카지노 수입은 13억777만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자연히 관광 외화 수입 대비 카지노 수입 비중은 6.4%(2016년 기준)밖에 안 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사드 보복 사태를 계기로 관광 산업의 체질 개선이 시급한 지금이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인 카지노 육성에 나설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도박 중독자 양산과 재산 탕진 등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한다면 사회적 피해는 최소화하면서도 관광·레저시장 확대와 일자리 창출, 세수 증대 등 ‘1석3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지노의 본산인 마카오와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경우 카지노 사업을 시작한 초반에는 카지노 매출이 전체 관광·레저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했지만 현재는 다양한 문화 콘텐츠와 고급 리조트 등이 연계되면서 카지노 매출 비중이 40%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라며 “카지노 육성이 여러 문화 콘텐츠와의 시너지 효과를 촉발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마카오는 매출의 40%가량을 세금으로 걷는 등 카지노의 국가 재정 기여도도 상당히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장점 때문에 그동안 카지노 육성에 소극적이던 해외 국가들도 최근 들어서는 관련 사업 도입을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올해 3월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국민이면 누구나 카지노를 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전까지 베트남은 우리나라처럼 외국인만 이용 가능한 전용 카지노를 운영해왔으나 관광 산업 육성과 세수 확대 등을 위해 법 규정을 바꿨다. 대신 정부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중산층 이상에 해당하는 월 소득 1,000만동(약 52만 원) 이상인 사람만 카지노를 이용할 수 있도록 조건을 달았다.

전국에 1,200개가 넘는 빠찡꼬가 성업 중임에도 유독 카지노 운영은 금지해왔던 일본도 지난해 카지노 산업에 대한 빗장을 푸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 전까지 카지노를 레저 산업의 핵심 성장 전략으로 삼아 관광대국으로 도약한다는 복안이다.

해외 국가들은 이처럼 카지노 육성에 팔을 걷고 나섰지만 정작 국내 정치권은 규제 해소는커녕 보다 강력한 규제의 족쇄를 채우는 법안을 추진 중이어서 업계의 우려를 잔뜩 사고 있다. 실제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5년마다 정부로부터 사업 허가를 받도록 하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대표 발의했다. 현재는 정부 허가를 얻어 카지노 문을 열면 별도의 갱신 없이 영구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 노 의원은 이와 함께 사후신고만 하면 가능했던 사업권 양도 역시 사전인가제로 규정을 바꾸는 내용도 법안에 담았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주의 국가마저 카지노 규제를 해소하는 마당에 오픈 카지노도 아닌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허가 갱신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의 흐름을 거스르겠다는 처사”라며 “카지노 산업을 육성하되 소득 요건과 셧다운제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하면 충분히 사회적 해악을 줄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관광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프리미엄 복합리조트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숙박과 공연, 카지노, 아트 갤러리 등 문화·예술·관광시설을 총망라하는 복합리조트는 고용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이 막대할 뿐 아니라 관광지로서 한국이 가진 이미지를 단순에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성장동력이다. 지난 4월 인천 영종도에 동북아 최초의 복합리조트인 파라다이스시티가 문을 열었고 외국계 기업이 주인인 제주신화월드도 2019년 상반기 완전 개장을 목표로 각 시설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김남조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리조트나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등은 자국의 관광 산업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복합리조트들”이라며 “한국도 관광 강국으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방안으로 복합리조트 확대에 팔을 걷고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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