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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뉴칼레도니아의 홀로서기





1772년 7월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은 미지의 땅을 개척하기 위한 2차 태평양 탐험에 나섰다. 4년 전 남아메리카 끝자락에 있는 마젤란해협을 통과한 뒤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를 찾아냈던 쿡은 이번에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 남극에 도착했다. 남극의 날씨는 쿡의 예상과 달리 너무 추웠고 온통 얼음뿐이었다. 할 수 없이 뱃머리를 북으로 돌린 쿡은 1774년 뉴질랜드를 1,700㎞ 지난 지점에서 영국 스코틀랜드의 풍경과 닮은 섬을 발견했다. 쿡은 이곳을 스코틀랜드의 로마시대 이름(칼레도니아)을 빌려 ‘뉴칼레도니아’라고 명명했다.

1778년에는 프랑스 루이 16세의 명을 받은 라페루즈 백작이 이끄는 탐험대가 이곳을 찾았다. 이후 영국과 프랑스 간에는 뉴칼레도니아를 차지하기 위한 각축전이 벌어졌다. 마침내 1853년 나폴레옹 3세가 뉴칼레도니아에 대한 관할권을 선언하면서 프랑스의 통치가 시작됐다. 90여년의 식민지 통치를 거쳐 1946년 뉴칼레도니아는 프랑스공화국의 일원이 됐다. 하지만 이웃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몰려오고 프랑스 이민자들이 늘어나자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멜라네시아인들의 경계심도 높아졌다. 급기야 1985년부터 카나키민족해방전선(FLNKS)을 중심으로 독립투쟁이 시작됐고 1988년에는 유혈 인질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 들어 프랑스로부터 분리 독립하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내년 11월을 목표로 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는 투표 결과 주민들이 분리독립을 희망할 경우 주권이양까지 보장할 방침이다. 문제는 독립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30만명이 채 안 되는 전체 인구의 42%를 차지하는 멜라네시아인들은 독립을 원하는 기류가 강하지만 37% 정도인 유럽계 주민들은 프랑스 잔류를 희망하고 있다. 일부 원주민 사이에서도 “아직은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독립에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의견 차이를 극복하고 뉴칼레도니아 주민들이 160여년에 이르는 프랑스 복속의 역사를 청산할지 궁금해진다. /오철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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