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30대 김 씨는 최근 해외 직구로 산 유아용 영양제 때문에 고민이다. 천연 식물성 성분으로 구성돼 국내에서도 유명한 제품이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해외 직구로 샀을 때 가격도 2배 이상 싸 큰 고민 없이 샀다. 그러나 아이가 복용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제품에 한국에서 수입 금지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글을 접하게 됐다. 김 씨는 “미국에서도 아이들이 먹는 데 괜찮으니깐 판매하는 것 아닌가 싶어 그냥 먹을까 싶다가도 찜찜하다”며 “앞으로 성분을 더 꼼꼼하게 챙겨보게 됐다”고 전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건강에 대한 관심과 약의 해외 직접 구매가 늘어나면서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등의 성분을 제공하는 서비스들이 최근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부쩍 높아진 가운데 약국 외에 구입 방법이 다양해진 것과 대조적으로 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나 설명을 얻기는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비스를 시작한 유비케어의 애플리케이션 ‘건강한알’이 대표적이다. 이 앱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종 건기식의 천연 성분·합성성분의 여부, 부작용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직구족을 겨냥해 해외에서 판매되는 제품 정보가 국내 제품보다 많다. 출시하자마자 다운로드 수가 5,000건을 넘어선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동일한 회사, 동일한 제품이더라도 해외 판매용과 국내 제품 간에 성분, 함량에서 차이가 난다. 센트룸의 ‘실버 멀티 비타민 미네랄’ ‘실버 포맨 멀티 비타민 미네랄’ ‘실버 포우먼 멀티 비타민 미네랄’은 국내 판매품과 달리 식용색소, 크로스포비돈 등 식약처의 승인을 받지 못한 성분이 들어 있다. 이 같은 제품들을 구입하기 전 앱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앱 ‘비타비타’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약, 건기식의 성분, 복용법 등을 제공해준다. 가령 비타민C 제품의 경우 소염진통제와 같이 먹을 경우 비타민C가 충분히 흡수되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는 식이다. 손쉽게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보니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앱 다운로드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건기식이나 약에 대한 부작용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정보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기식만 해도 지난해 신고된 부작용 건수가 821건으로 2013년(162건)보다 5배가량 늘었다. 업계의 관계자는 “빅데이터 등 기술적으로 뒷받침되면서 소비자들이 화장품에 이어 약, 건기식을 살 때도 성분을 따져가며 사는 게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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