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돌 지난 아이를 데리고 왔는데 너무 추워서 감기 걸릴까 걱정이네요.” 영하 15도의 올겨울 최강한파가 몰아친 12일 오전11시 서울 영등포경찰서 민원인대기실. 아내의 조사를 마음 졸이며 기다리던 이모(42)씨는 추위에 떨고 있는 아이를 걱정스레 쳐다봤다. 민원인대기실 온도는 영상 8도 정도 됐지만 고장 난 자동문 사이로 들이치는 냉풍 탓에 체감온도는 영하에 가까웠다.
일선 경찰서 민원인대기실이 너무 추워 민원인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10~12일 서울 일선 경찰서 중 6곳(강서·영등포·금천·구로·종로·강북)의 민원인대기실을 취재한 결과 모두 실내기온은 영상 10도 안팎에 불과했다.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겨울철 실내기온은 영상 18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민원인대기실의 방풍·보온시설이 열악해 이보다 훨씬 온도가 낮은 것이다. 지난 11일 강서경찰서 민원인대기실에서 조사를 기다리던 김모(48)씨는 “너무 추워 민원 서비스를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벌을 받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인권경찰이 되려면 민원인의 상태를 조금 더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며 “민원인대기실 시설 개선이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우인·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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