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오 군수는 더는 사업의 지연을 두고 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판단하고 직접 중앙부처 등을 방문하는 등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앞선 지난 2월과 7월에도 관련기관인 원안위와 KINS를 직접 방문해 신속한 건설허가를 촉구한 바 있으며, 지난 3월과 11월에는 원안위 앞에서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허가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오 군수는 이날 “신형 연구로 개발사업의 지연으로 동남권 산단 내 기업유치 및 입주 시기에 많은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며 “해당 사업이 국책사업인 만큼 신속한 건설허가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수출용 신형연구로는 암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사용되는 의료용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는 시설로, 중성자를 이용한 반도체 생산, 비파괴 검사 등 다양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연구로이다. 지난 2008년 캐나다 연구용 원자로의 노화문제로 방사성동위원소의 품귀 현상이 빚어져 전 세계적으로 암세포의 뼈 전이 여부를 알아보는 핵의학 영상검사가 마비된 것도 모두 수출용 신형 연구로와 관련이 있다. 동위원소가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의료의 질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의료 수가가 높아져 진단 및 치료를 못 받고 목숨을 잃는 암환자들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도 동위원소 생산시설 건립 필요성이 줄곧 제기되면서 과기정통부가 ‘수출용 신형 연구로 사업’을 공모했으며, 당시 9개 지자체와 치열한 경쟁 끝에 2010년도 말 기장군이 유치했다. 수출용 연구로가 준공되면 그동안 전량 해외수입에 의존하던 방사성 동위원소의 국내 소비량을 100% 자력으로 공급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일본, 중국, 동남아 등 해외수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향후 50년간 38조에 이르는 경제적 이윤 창출과 150여 명의 고급연구원 유치 등 막대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장군은 내다봤다.
안전성도 충분히 검증받았다. 수출용 신형 연구로는 원자력 발전소와는 애초부터 건설의 목적과 규모가 다르다. 열 출력은 발전용의 0.3%에 불과하고, 내진 설계도 발전용 원자로의 그것보다 훨씬 더 견고한 0.3g (g:중력가속도, 지진규모 7.0)로 채택됐다. 건설부지 역시 고리원전보다 8배 이상 높은 해발 80m의 고지대로 지정해 지진해일 피해와 각종 재난으로부터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운전조건도 안정적이며 건설위치, 잔열제거 방식 등에서도 사고위험이 없는 매우 안전한 원자로다.
한편 수출용 신형 연구로가 들어서는 동남권 산단은 기장군에서 2019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조성 중이다. 중입자가속기 개발사업, 방사성동위원소 융합연구 기반구축 및 파워반도체 산업클러스터 조성 등과 이와 관련된 강소기업 유치 집적화로, 머지않아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방사선 의·과학 융합 클러스터’로 자리 잡아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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