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부산창경)가 창업 발굴부터 육성,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투자 연계와 글로벌 진출 지원까지 아우르는 창업 생태계 핵심 주체 기능을 수행하며 공공 액셀러레이터(AC)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그 동안의 성과는 수치로도 뚜렷이 증명된다. 부산창경은 창업기업 총 2374개사를 육성했고 이들 기업의 누적 매출은 8752억 원에 달한다. 창출된 일자리도 5378개에 이르며 총 2510억 원의 민간 투자 유치도 이끌어냈다.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지역 경제에 실질적인 파급 효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그 동안 부산창경은 예비 창업부터 초기 기업, 사업 확장단계에 이르기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초기에는 창업 문화 확산과 아이디어 발굴에 집중했다면 이후에는 기업 진단, 액셀러레이팅, 시장 검증, 글로벌 진출, 투자 유치 등으로 점차 기능을 확장해왔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 연계 성과다. 롯데그룹과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51개에 이르는 대·중견·공공기업과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총 54건의 PoC(기술검증) 프로젝트와 503건의 밋업(Meet-up·정기 모임)을 성사시키며 창업기업의 시장 진입과 사업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부산창경이 운영 중인 양방향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에도 현재까지 428개 창업기업과 47개 사가 등록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투자 지원 부문 역시 빠르게 성장 중이다. 지금까지 총 5개의 펀드(110억 원 규모)를 조성해 29개 사에 약 26억 원의 직·간접 투자를 집행했다. 펀드는 롯데-BCCEI 스타트업 펀드 1·2호, 비스타트업-씨엔티테크 개인투자조합 1호, 부산 유니콘 스타트업 개인투자조합, 부산 지역혁신 플라이 하이 투자조합으로 이뤄졌다.
이와 함께 협력 관계 투자사 33개 사와 힘을 모아 기업설명활동(IR), 투자 설명회, 후속투자 연계, 투자사 관계망 등을 지원한 결과 총 32개 사에 대해 누적 100억 원이 넘는 후속 투자유치를 도왔다.
부산창경은 국내 19개 창조경제혁신센터 가운데에서도 글로벌 진출 전략 거점으로 선정, 창업 핵심거점 역할도 수행 중이다. 일본·싱가포르·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국가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지 시장 진출을 돕고 있으며 반대로 해외 유망 스타트업의 국내 유입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프로그램과 연계해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을 활용해 원격으로 일하는 이른바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 유치에도 나서는 등 세계적 창업 인재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파크 조성사업’에 대표협력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 향후 창업 기반시설 확장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래 신산업에 대응한 특화 전략도 눈에 띈다. 부산창경은 ‘Pre-BOUNCE’(프리 바운스)라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해양, 금융기술 등 고심도·초격차 분야의 창업기업을 상시 발굴하고 있다. 특히 해양산업 특화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역 해양 기관, 해양특화대학, 투자사, 대기업 등과 ‘NAVIS(해양혁신창업연합체)'를 구성해 해양 창업 클러스터 형성을 주도하고 있다.
부산창경은 지난해 11월 중소벤처기업부와 전국 창경센터가 발표한 ‘창조경제혁신센터 발전 로드맵’에 따라 향후 역할 재정립에도 나섰다. 단순 지원 기관을 넘어 수도권과 지역 간 창업 격차 해소, 공공투자 강화, 전국 혁신센터 연계를 통한 오픈이노베이션 확산, 벤처 빌더(스타트업 공동 창업 플랫폼)로의 진화 등 다각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김용우 부산창경 대표이사는 “지난 10년간 부산창경은 단순한 스타트업 지원 기관을 넘어 지역 창업 생태계의 중추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와 세계시장 진출을 돕는 한편 수도권에 집중된 창업 생태계를 지역으로 확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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