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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막힌 시중銀 중기대출 26조 늘린다

우량 중기 한정…경쟁과열 우려





KB국민·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올해 중소기업 대출(소호 포함) 규모를 전년 대비 최대 9%까지 늘리기로 했다. 이렇게 늘어난 대출 규모는 26조원에 달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이 막힌 시중은행이 기업대출 비중을 은행별로 7~9%씩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4대 시중은행의 올해 기업대출 여신목표액을 파악한 결과 국민은행은 8조5,000억원을 늘리기로 했다. 이는 전년 대비 9% 증가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9% 늘어난 6조5,000억원, 신한은행은 8% 늘어난 6조원, KEB하나은행은 7% 늘어난 5조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4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10조6,739억원이다. 시중은행은 중기적으로 중기대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원화대출 중 중기대출 비율이 40%에 못 미치는데 올해는 대기업과 가계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중기대출을 40%로 확대한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4대 시중은행이 중기대출 확대를 내걸면서 중소기업 고객 확보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의 경우 단순 대출뿐 아니라 급여이체나 공과금 이체, 퇴직연금 같은 부수적 수입까지 꾀할 수 있고 중소기업 오너의 자산관리(WM)까지 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도 벤처·스타트업 지원을 포함한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정책 코드 맞추기도 가능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국민은행의 한 관계자는 “리딩뱅크임에도 기존에 시장점유율이 낮았던 중소 법인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내부적으로 중소 법인 인력을 양성하고 체력을 보강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4차산업 선도 기업과 고용 창출 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면서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같은 보증기관과 연계해 유망 창업기업 금융지원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우리은행은 광주신용보증재단과 전남신용보증재단에 각각 15억원을 출연, 총 450억원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술 강소기업 육성과 일시적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의 경영정상화 지원에 힘쓰고 있다. 하나은행은 디지털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해 우량 또는 혁신기업과 창업벤처기업 등 중소기업 중심 우량 자산 증대를 추진할 방침이다. IBK기업은행은 창업·성장초기기업과 벤처기업 지원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하지만 재무 상태 등이 우량한 중소기업은 한정돼 있기 때문에 저금리를 미끼로 은행 간 뺏고 뺏기는 출혈경쟁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지속하고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기업이 자금 애로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중소기업 고객을 놓고 출혈경쟁을 하게 되면 득보다 실이 더 큰 게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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