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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흥부’ 故 김주혁의 義人 연기가 유독 뭉클하다

‘흥부’ 속 故 김주혁의 연기가 뭉클하다. 해학은 묵직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흥부: 글로 세상을 바꾼 자’(감독 조근현, 이하 ‘흥부’)가 5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공개됐다.

다가오는 설 연휴를 앞두고 국내 대형 배급사들에서 각각 경쟁작을 내놓기 바쁘다. NEW가 ‘염력’, 쇼박스가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CJ E&M이 ‘골든슬럼버’를 앞세운 가운데 롯데는 ‘흥부’로 승부수를 띄웠다. ‘전통 명절 설에는 사극’이란 공식을 지킨 것.

‘흥부’는 누구나 알고 있던 ‘흥부전’을 비튼 팩션사극이다. 작자미상의 ‘흥부전’을 쓴 이가 바로 흥부라는 설정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흥부전’이 두 형제의 이야기에서 그쳤다면, ‘흥부’는 흥부를 천재작가로 설정하고 그가 바라본 세상과 그 안에서 모티브를 찾아 민중의 마음을 움직이는 ‘흥부전’을 쓰는 것으로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영화는 흥부란 인물이 조항리와 조혁 두 형제를 관찰 대상으로 삼는 액자식 구성을 띤다. 조선을 가지려는 야심가 조항리가 놀부, 힘든 백성의 정신적 지도자 조혁이 흥부의 실제 주인공이다. 그들을 관망하는 흥부가 곧 관객의 시선이 되기도 하며, 이후에는 ‘흥부전’을 집필함으로써 조선을 직접 뒤흔드는 의인이 된다. 이 과정이 신선하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흥부’는 역사적 소재를 기반으로 허구적 내용을 묘하게 결합시켰다. 홍경래의 난으로 헤어진 흥부와 놀부 형제, 어리고 힘없는 왕 헌종, 조선 후기 최대 금서이자 대표 예언서인 정감록을 등장시키며 흥부의 관점을 집어넣었다. 흥부는 냉소적인 듯하지만 가장 뜨거운 태도로 칼보다 펜 하나가 얼마나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영화는 도탄에 빠진 조선과 피폐해진 백성의 삶을 적극적으로 타파하려는 노력을 주제로 한다. 뚜렷한 권선징악을 내포함은 물론, 지난해 대통령 탄핵 사건을 떠올리게 만드는 메시지가 현대를 관통한다. 그 점에 힘을 쏟다 보니 해학적이고 신명나게 보여야 할 연희가 무거워진 측면이 있다. 영화의 전반적인 톤이 결코 가볍지 않다.

워낙 얽히고설킨 인물이 많아 캐릭터 파워로 밀어붙일 영화임에도 그 매력이 100% 발현되는지는 의문이다.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는 누구 하나 빠질 것 없이 몰입도가 좋다. 흥부 역의 정우부터 조혁 역의 김주혁, 조항리 역의 정진영, 헌종 역의 정해인, 김응집 역의 김원해, 김삿갓 역의 정상훈, 특별출연 선출 역의 천우희, 우정출연 놀부 역의 진구까지 안정감 있는 연기로 팩션에 설득력을 가한다. 특히 故 김주혁의 의롭고 따뜻한 연기가 유독 뭉클하고 진한 여운을 남긴다.

‘흥부’는 여러모로 관객들에게 다가오는 바가 크다. 이 시대에서조차 우리가 잃었던 ‘희망’이라는 메시지, 김주혁에 대한 그리움이 여운으로 남는다. 2월 14일 개봉.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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