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하루 변동폭 1,000달러에 달하는 등 6일 널뛰기 장세를 연출했다. 미국 등에서 신용카드로 가상화폐를 구입하지 못하도록 하면서 유입자금이 막힌데다 전 세계적으로 도미노 규제가 도입되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국내에서도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가상화폐거래 실명제 전환 일주일이 지났지만 실명전환율은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국제가격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오후10시50분 현재 7,078달러로 전일 대비 0.32% 하락했다. 이날 장중 가격이 오후5시께 5,935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이날 최고가와 최저가 간 변화폭이 1,000달러에 달하며 투자자들을 대혼란으로 몰아넣었다.
한때 ‘2만달러’ 고지를 넘보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은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전방위 규제에 나서고 있어서다. 가상화폐 규제에 가장 적극적인 중국은 전날 해외 가상화폐거래 사이트를 전면 차단하겠다고 선언했고 미국과 영국은 신용카드로 가상화폐를 구매하는 것을 금지해 사실상 자금유입을 차단했다. 외신들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지난달 30일 가상화폐에 대한 광고를 전면 금지한 것도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국제사회의 버블 붕괴 경고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5일(현지시간) 유럽의회에 출석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매우 위험한 자산이기 때문에 매입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지난달 30일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가상화폐가 검은돈 세탁에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강력한 규제를 예고했다. 국내서도 투자심리가 위축돼 지난달 가상화폐거래실명제가 시작됐지만 이날 현재 실명전환율은 10%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명거래 전환 속도가 느린 것은 투자심리가 위축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에 돈을 더 넣을 생각이 없어 서둘러 실명확인을 하지 않고 있어서다.
한편 루카스 누치 디지털애셋리서치 선임 애널리스트는 “이번 폭락이 펀더멘털 변화에 따른 것은 아니다”라며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한 과열 이후 조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박홍용·조권형기자 prodig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